상장사 잠정영업실적 공개, 상위사와 중소사 차이 뚜렷

3사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대비 상위제약사는 비교적 선방했으나, 중소제약사의 역성장이 두드러져 약가인하 등으로 인한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한국거래소의 잠정영업실적 통계를 바탕으로 10월 30일까지 발표한 제약사의 3사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유한양행·대웅제약·일동제약 등이 비교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유한양행은 매출액 2216억원을 달성해 10.3%의 외형성장을 이뤘으며, 영업이익도 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나 성장했다. 트라젠타와 비리어드 등 오리지널 도입 품목이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

반면 순이익은 70억원으로 41% 하락했는데, 이에 대해 유한양행 측은 2012년 3분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및 당기순이익에 장기투자자산처분이익 87억원(한국와이어스)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매출액은 1733억원으로 1.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각각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성장했고, 순이익도 209억원으로 111.2% 증가했다.
주력품목인 올메텍이 특허만료됐음에도 자누메트와 세비카 등 다국적 제약사 도입 품목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주회사 전환 예정인 일동제약도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1040억원을 기록해 외형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24.3%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402%와 127%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11월 2일자로 지주사로 전환된 종근당도 매출액 173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183억원으로 4.5% 가량 개선됐다. 특히 순이익 11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이 공개된 업체 중 3분기 매출액이 가장 높은 녹십자는 전년 동기대비 8.1% 증가한 260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 4% 성장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에 따른 독감백신 등의 매출 가세로 2013년 2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26.1%, 영업이익은 160.2%, 당기순이익은 103.7% 증가했다.

녹십자 측은 혈액제제플랜트 태국 수출과 주력품목인 독감백신의 국내외 실적이 반영되고 백신제제와 혈액제제의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52%, 17%씩 늘어나는 등 독감백신과 해외수출 부문이 이번 분기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영업이익 증가가 거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연구개발비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3사분기만 놓고 봤을 때 LG생명과학의 실적은 저조했다. 매출액은 919억원으로 7.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16억원으로 61%나 감소했다. 순이익도 마이너스 12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그러나 누적실적으로 보면 비교적 성장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3분기 실적 저조가 해외 수출되는 5가백신과 B형간염백신 등의 물량조절 때문으로, 연말에는 작년보다 실적면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4070억원보다 증가한 4200억원 선으로 전망했으며, 하반기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추가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동아ST는 3분기 매출액 1513억원, 영업이익 146억원, 순이익 66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상위제약사는 대체로 이익개선이 확인된 반면, 실적을 공개한 중소제약사들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면에서 대부분 역성장을 기록해 약가인하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실감케 했다.

삼진제약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3%와 59%씩 증가했지만 환인제약은 대체적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으며, 영진약품공업 등은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영진약품공업은 매출액이 372억원에서 390억원으로 소폭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8.3% 하락했으며, 순이익도 35.7%가 떨어졌다.

코오롱생명과학도 매출액이 4.8% 감소한 34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1%, 51.5%씩 감소했다. R&D 비용도 전기대비 7% 감소한 24억원에 머물렀다.

종근당바이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매출액은 240억원으로 20.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61%, 78%씩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위제약사들은 수출 비중 확대나 오리지널 품목 도입 등 이익개선 여지가 있는데 비해 중소제약사는 상황이 열악한 편이다"며,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환경도 위축됐다. 생존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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