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2.5년, 안심해도 될까?
2. 방사선 피폭 의한 암 발생률 매우 낮아
3. “피폭자 건강 변화 단순한 통계적 문제로 봐선 안돼"


'원자력'이라는 단어를 제시했을 때 대다수 사람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체르노빌 사건, 기형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고 이내 공포감을 갖는다. 이 공포감은 과학적 근거와 무관하게 또 다른 미신과 루머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의 머릿속에 더욱 강력하게 자리잡는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제1원전 사고는 지난 2년 반동안 국민 대다수를 방사능 공포로 몰아넣었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 상에는 지금도 괴담이 확산되고 있으며, 무분별하게 떠돌아다니는 정보가 많다보니 과연 어떤 주장을 믿어야 할지 여기저기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심지어 '안전하다'는 의견은 과학적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바로 '여론의 뭇매'로 이어지면서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의 갈등의 골도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위험 인지 양상 차이는 여러 연구에서 보고돼 왔다. 2009년 단국의대(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예방의학교실 이상규 교수팀이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30개 위험지표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일반인(대학생)과 전문가(자연과학·공학 전공 교수 또는 연구원) 사이에 격차가 가장 큰 항목은 '원자력 발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이즈나 흡연, 유전자변형식품, 테러 등도 제친 수치였다.

이와 유사한 미국 연구에서도 여성유권자연맹과 대학생은 원자력 발전이 가장 위험하다고 꼽았던 반면 전문가들은 자동차를 가장 위험하다고 꼽았고, 원자력 발전은 20위 정도로 위험하다고 해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전문가 집단 내에서도 반드시 의견이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폭 생존자나 체르노빌 사고 희생자, 방사선을 이용해 치료를 받은 환자군은 노출 선량이 높기 때문에 이 집단에 대한 역학 연구 자료도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건강영향이나 환경오염 문제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기도 하지만 전체 공중보건학적 측면과 환자 개인의 측면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

유엔 과학위원회는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선 피폭 수준은 방사선에 의한 결정적 영향의 기준치보다 훨씬 낮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건강 영향의 증가는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본 반면 핵전쟁 방지 국제 의사회는 이에 반대하며 관련 논평을 통해 국제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의학원도 사고 이후 우리나라 국민에 미친 영향에 대해 여러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으며, 최근 개원 50주년 기념 학술행사에서도 국민들이 우려하는 바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논의했다.

이번호에서는 국내외 연구자들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건강 영향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는지, 그리고 어떤 대책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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