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성중 6%, 여성중 0.4%가 선천성적녹색맹이며 전국에 약 120만명이 있고 이들은 80% 이상이 은행과 회사, 90% 이상이 자연계대학에 취직·입학이 제한되고 있다.

현재 색맹중 약 60%는 색약자들로 이들은 실무 및 학업에 별 지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대학이나 직장에서만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일본 제이시하라색맹 검사표는 오진율이 60%나 되어 색약중 50%는 색맹으로 오판되어 보다 정확한 색각검사방법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필자는 안과학회에서 사용 금지된 적녹색맹·색약용어를 강도, 중등도 및 약도의 제1(적), 제2(녹), 제2(청황) 색각이상으로 용어를 변경한 한국식 색각검사표를 1975년에 고안했으나, 색각이상의 분류 및 정도구분의 효능이 불충분하여 이것을 보완한 2중15색검사기를 1977년에 고안해 각각 1981년부터 보건복지부 허가에 의하여 제조, 판매하고 있다.

또한 1985년 정확히 판정할 수 있게된 강중등 및 약도색각이상자에 적합한 대학 및 직종을 지정한 연구논문을 안과학회에 발표하여 색약자에 대하여 대학입학 및 취직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일부 대학이나 안과병의원을 제외하곤 여전히 오류가 높은 기존 색각검사표를 사용하는 곳이 많아 중등도 및 약도색각이상자(색약자)가 색맹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이들은 입학이나 취직에 실패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적성검사가 이뤄지도록 지난 4월 검사기를 개발, 보급에 나서고 있다.

이 검사기는 소형원통(직경 13㎝, 높이 6㎝)내에 직경 12㎝, 높이 17㎜의 접시 3개가 수용되어, 2개의 접시는 각각 A 및 B조 15색 색패를 수용하고, 나머지 한개의 접시는 색패배열기로서 중앙에 직경 6㎝의 흑색원판이 있고 그 주위에 폭 2.5㎝의 투명부가 있어서 색패를 한개씩 비슷한 색순으로 1번(청) 색패부터 그와 비슷한 녹색색패를 배열하게 하는 것이다.

14개 남은 색패중에서 6개만 배열하면 되고 그 이상 배열할 필요가 없으며 소요시간은 약 1분 정도다.

6개의 배열된 색패가 모두 녹색이면 합격(pass)이고, 그 사이에 갈색실패가 두 군데이상씩이면 불합격(fail)이다.

A색패에 불합격하면 강도이상, A에 합격하고 B색패에 불합격하면 중등도, A·B 색패배열에 모두 합격하면 약도로 판정한다.

788명의 색각이상자에 대하여 임상실험한 결과 가장 정확하다고 한 색각경(아노말로스코프)의 검사성적과 거의 일치하였으므로 1980년 12월 대한안과학회에서 정확성을 인정하고 추천한 것이다.

색각경은 매우 고가 수입품이며 (독일제 Nagel 형이 1200만원, 일본제는 약 800만원) 사용에 기술이 필요하며 안과의사만 사용할 수 있으나 검사자에 따라 검사성적에 상당한 차이가 있고, 검사시간이 약 20분이상 필요하며 안과연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인에 대한 적성검사에는 적합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독일제는 없고 일본제 색각경이 5~6개 있으나 정확한 검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직업적성검사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동차운전적성검사이며 강도이상자는 직업 운전자의 제1종면허는 불가하고 색약에 해당하는 약도이상자에 대하여 대형차량(여객·화물 등) 운전용 1종 면허, 약도 및 중등도 이상자에게 소형차량(택시) 운전용 제1종면허 수요가 가능하다.

자가용자동차는 강도이상자일지라도 제2종 운전면허증 발급이 가능한 것이다.

강중약도이상의 정확한 구분은 오직 2중15색검사기에 한하여 가능하므로 운전면허신체검사장에는 이것을 배치하여야 정확한 운전적성검사를 할 수 있다.

교통사고를 감소하기 위해 관계당국은 각 운전면허신체검사 검사시설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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