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관리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보호자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신생아 중환자실 확충이었는데 지난 20년간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인프라를 상당히 갖출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유관 학회들과 함께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통합 진료할 수 있는 의료센터를 만드는데 힘을 쏟겠습니다."

대한신생아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19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와 기념식을 가졌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회장 임기를 마친 경희의대 배종우 교수는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20년간의 성과를 미숙아 의료비 지원사업과 신생아 중환자실 시설 지원사업 2가지로 요약했다.

배 교수는 "최근 5년간 시설 지원 사업을 통해 신생아 중환자실이 230베드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만성적자로 폐쇄되는 곳이 많아 전체 수는 사업 시행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1인 입원료가 100% 증액되면서 병원들이 어느 정도 적자를 보존할 수 있게 돼 향후 시설 투자가 더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학회가 풀어야 할 과제로 분만 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고위험 산모가 출산한 아기가 그대로 고위험 신생아가 되는 만큼 이 둘을 통합 진료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신생아와 영아 사망률은 지난 20년간 크게 줄어 OECD 국가의 5위 수준까지 올라섰다"면서 "반면 모성 사망비는 크게 증가해 서로 균형이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관 학회들은 응급의료센터처럼 전국에 광역 지역 단위로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의료센터를 제시하고 있고, 보건복지부도 현재 내년 2개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거친 뒤 향후 전국 17개 광역지역 센터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배 교수는 "일본은 벌써 20년 전부터 정부가 지원 하에 현마다 또는 인구 수마다 주산기센터를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면서 "그래서 지금 일본의 신생아·산모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통합의료센터 설립과 더불어 신생아학회에서는 신생아 관리 질을 더욱 높이기 위해 한국신생아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0억여원을 지원 받아 5년간 전국 80여개 신생아 중환자실 환자 자료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배 교수는 "현재 60개 병원이 자료를 등록했고 나머지 병원도 올해 말까지 모두 참여할 예정"이라면서 "이들의 사망 여부와 생존 시 예후 등 3년간 추적 관찰 결과가 고스란히 입력돼 우리나라 전체 신생아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1.5kg 미만인 신생아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잘 구축 되면 향후 대상 환자의 몸무게를 늘리는 방향을 고려하고 잇다.

배 교수는 "이러한 사업은 단순히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단순히 어렵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연계성 있게 근거를 바탕으로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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