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진영우 박사, "자연 방사선량 미만으로 의미 없어"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는 많은 사람에게 방사선 피폭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방사선 피폭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저용량 방사선이 장기간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더욱 컸다. 이는 2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17일 50주년 기념 방사선비상진료 학술행사를 열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방사선비상진료의 현황’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비상대응교육팀장인 조민수 박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센터에 걸려온 상담전화 건수는 총 3188건으로 사고 당시 급증했다 이후 크게 줄었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누출과 같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간헐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전했다.

상담 내용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물질의 국내유입 가능성에서 일본산 식품 또는 공산품의 안전성, 일본 귀국자 피폭 문제, 방사능 지식 문의 등 다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막연한 이미지에서 오는 공포와 과학적 사실 간의 구분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비상진료연구기획부장 진영우 박사는 “사람들은 방사선은 곧 암 발생으로 인한 사망과 기형으로 연결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방사선 영향이 곧 방사선 위험이라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인도의 카루나가팔리와 중국의 양장처럼 자연배후방사능이 높아 지속적으로 저선량 방사선의 영향을 받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그렇지 않은 지역과 암 발생률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UN 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후쿠시마 사고 후 인체 영향 평가 자료를 보면 사고 당시 소아의 청소년 36만명에 대해 갑상선 초음파를 실시한 결과 암 의심 및 확진 사례가 다소 나왔지만 이들의 질병 발생률 크기와 내용이 비피폭 지역의 예상값과 일치했다.

진 박사는 “방사능이 몸 속에 계속 축적돼 낮은 농도도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세슘 섭취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체내 잔류 비율을 살펴보면 섭취 후 1년 정도만 지나도 거의 배설되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에서 수입된 수산물의 경우에도 안심해도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진 박사는 “세슘을 100베크렐/kg 함유한 생선을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먹더라도 이로 인한 연간 방사선량은 0.013mSv 정도에 불과해 우리 국민이 통상 피폭하는 자연 방사선량의 1% 미만으로 의미 없는 선량”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일본이 폐수를 누출시키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잘못된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고 반드시 막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에게 주는 영향이 어떠한지는 별개 문제”라고 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초대원장 박찬일 박사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없으니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게 쉽지 않고, 대개 감성적인 측면에서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이에 전문가 집단에서 어떻게 이를 잘 설득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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