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이비인후과병원…난청·중이염 환자가 절반 차지

귀가 먹먹한 증상, 즉 '이(耳)충만감'을 방치해선 안될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를 타거나 고도가 높은 지역으로 운전이나 등산 등을 할 때 "귀가 먹먹하다"는 느낌을 자주 경험하게 되는데 자칫 치료를 미뤘다가는 난청이나 중이염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인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질환센터(센터장 김희남 박사)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귀가 먹먹하다"는 단일 주 증상만을 호소하며 진료를 받은 초진환자 253명을 분석했다.
이들 환자의 질환을 역추적한 결과, 경과 관찰 또는 간단한 약물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일시적 '이관기능장애' 환자가 95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돌발성 난청(47명), 급성 중이염(33명), 삼출성 중이염(32명), 난청(11명), 귀지(11명) 순으로 조사됐다. 정상 판정을 받은 사람은 14명에 불과했다.

특히 253명 중 10명은 소리의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막이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의해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서 손상된 '외상성 고막천공' 환자로 응급치료를 시행했다.

김희남 박사는 "조사결과에서 주목할 부분은 급성·삼출성 중이염, 고막천공, 돌발성 난청과 같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 절반(49%, 123명)에 이른다"면서 "귀가 먹먹하다는 증상을 가볍게 생각해 자칫 치료를 미뤘다가는 난청이나 청각이상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출성 중이염은 경과 관찰 후 고막 내 삼출액이 지속될 경우 고막 내 환기관 삽입술(약물치료가 호전되지 않거나 20dB이상의 청력저하 시) 등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고막천공도 청력 손실을 막기 위해 손상된 부위를 치료하는 고실성형술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외상에 의해 귀가 먹먹하다면 고막이 파열됐을 가능성이 많은데 이때는 가능한 빨리 진찰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막 파열 후 고막에 세균이 감염되면 고막이 저절로 치유되지 않아 천공이 지속될 수 있고, 또한 중이 내로 세균이 침입하면 급성 또는 만성 중이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이염은 급성중이염과 삼출성중이염으로 구분하는데 급성중이염은 중이 내 염증이 있는 경우로 귀가 먹먹해지고 갑작스러운 이통이나 발열 등을 동반한다. 삼출성중이염은 중이염이 왔을 때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중이에 끈적끈적한 진물 같은 삼출액이 만성적으로 차 있는 귓병이다.

급성 중이염은 약물치료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삼출성 중이염으로 발전할 수 있고 더 심해지면 고막에 구멍이 생겨 고름이 끊임없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만성 중이염'이 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갑자기 귀가 먹먹해지면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에도 응급질환으로 분류되는데, 증상 발생 후 치료시기가 1주일 내 스테로이드 등의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회복 확률이 높고 정상적인 청력 회복이 가능하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귀가 먹먹하거나 갑자기 한쪽 귀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울려서 잘 안 들린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이 병원 귀질환센터 추호석 전문의는 "돌발성난청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차적으로 고용량의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그 이외에도 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사요법, 항바이러스 제제 등의 약물을 병용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기에 걸린 이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일시적인 귀 먹먹함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쉬우므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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