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누군가 갑자기 허혈성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바로 자가용을 이용해 응급실로 이동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까? 집에서 병원까지의 거리가 멀거나 교통이 복잡할 경우 충분히 고민할 법한 질문이다. 뇌졸중 증상의 중증도와 함께 증상 발생 후 치료 시작까지 걸린 시간도 환자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골든타임(3시간) 이내 응급실에 도착하려면 자가용보다 구급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툴레인대학 Sheryl Martin-Schild 교수는 13~15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신경학회 연례학술대회 포스트세션에서 급성 허혈성뇌졸중 발생 후 이송 방법에 따른 차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른 요인을 보정했을 때 퇴원 시 장애 정도나 급성 허혈성뇌졸중으로 인한 입원 기간은 환자가 이용한 운송 수단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도착 시간을 골든타임 이내로 한정했을 땐 구급차를 이용하는 것이 3배 가까이 혜택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의료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사람은 시작점에서 뇌졸중이 더 심각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연구에 참여한 Alexander J. Geroge 연구원은 "자가용을 이용한 환자들은 대개 뇌졸중 증상을 인지한 경계선상 부근의 환자인 경향이 있는 반면 구급차를 이용한 환자들은 시작점에서 증상이 심각해 환자든 보호자든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고 신속하게 병원에 도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응급의료서비스를 요청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0년 1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급성 허혈성뇌졸중으로 툴레인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584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최종 분석 대상은 뉴올리언스응급의료서비스(NOEMS)를 통해 구급차로 이송된 환자 135명과 자가용으로 병원에 도착한 환자 91명이었다. 코호트는 연령과 뇌졸중 중증도, 조직플라스미노겐활성인자(tPA) 관리 상태, 입원 시 혈당에 따라 보정됐고, 총 3가지로 나눠 분석됐다.

첫 번째 분석에서 이송 수단은 퇴원 시 수정랜킨척도(mRS) 점수에 따른 장애 정도의 독립적인 예측인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준점(baseline)에서 뇌졸중 중증도를 보정했을 때 이송 방법은 역시 입원 기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두 번째 분석에서 연구팀은 NOEMS군이 평균 66세로 자가용군 64세보다 나이가 많은 것을 확인했다. 기준점에서 국립보건연구원뇌졸중척도(NIHSS) 점수와 혈당 수치를 비교했을 때도 NOEMS군이 각각 8점과 3점, 119mg/dL과 105mg/dL로 자가용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케어 수혜자는 NOEMS군에서 1.94배 많았고 두 군간 인종 차이는 없었다.

마지막 분석 대상은 응급실까지의 도착 시간이었다. 연구 결과 골든타임 내 응급실에 도착할 확률은 NOEMS군이 자가용군보다 2.72배 높았다. 증상을 보이기 직전(last seen normal)부터 응급실 도착까지 소요된 시간은 NOEMS군은 56분이었지만 자가용군은 110분으로 2배 차이났다. 증상을 보이기 직전이 언제인지 알 수 없는 환자 이송률은 NOEMS군이 낮았다.

더불어 뇌졸중은 얼마나 빨리 tPA를 투여하느냐에 따라 생존여부와 장애 정도가 달라지는데, tPA 사용 비율은 NOEMS군에서 3.58배 높았다. 환자가 응급실 방문 후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기까지의 시간(door to needle time)도 NOEMS군이 59분으로 자가용군 65분보다 짧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연구팀은 "구급차는 자가용보다 환자를 벼우언까지 빨리 이송시켜 tPA 치료를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결론내렸다.

연구에 참여한 Dominique J. Monlezun 연구원은 "사실 이송 방법이 무엇인지, 인종이 어떤지는 환자 예후를 예측하는데 불필요하다"면서 "가장 핵심은 얼마나 제시간에 의사를 찾는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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