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실료 개선 대안 두고 각 단체들 동상이몽

상급병실료 개선 방안 모색을 두고 상급종합병원, 중소병원, 개원가, 시민단체 등 모두의 생각이 달라 이 문제 해결은 매우 험난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민행복의료기획단 주최로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상급병실료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연세의대 정형선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실 비율을 현행 50%에서 75%까지 늘리는 1안과 모든 병원급 이상 모든 곳의 일반병상을 증가시킨다는 2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만일 상급종합병원의 상급병실료 문제를 해결하면 환자들은 더욱 빅5로 몰릴 것이라 우려했다.

서 보험이사는 “빅5, 빅10 병원들의 일반병상이 부족하다며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면 환자는 더더욱 빅5로 몰릴 것”이라며 “나중에는 빅5의 1인실조차도 급여화하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나라 93% 이상이 1차 의료기관인데 상급병실료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이 문제의 본질은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권인데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얘기하고 있지 않다. 이제 제도 자체의 문제점을 스스로 고백하고 솔직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병원협회 박성근 부회장은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이 국민의료불행기획단이 되면 안 되겠다며 이 기획단이 발족할 때 병원계의 목소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부회장은 “1안과 2안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알 수 없고 이에 대해 할말도 없다”며 “보건행정학회가 주도적으로 이 안을 끌어가고 있는데 이 결정이 우리나라 의료를 죽이는 결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상급병실의 역할이 뭐였나? 상급병실의 차액으로 우리는 병원 경영을 이끌어 왔는데 단칼에 바꾸겠다는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민적 합의를 거쳐 먼저 결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중소병원을 운영하는 병원협회 조한호 경영이사도 정 교수의 대안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 경영이사는 중소병원은 상급병실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 문제가 있다면 축복받은 병원이라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실이 부족한 것은 절대적으로 숫자가 적든가 혹은 상급종합병원들이 수가보전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복의료기획단이 제시한 1안과 2안대로 진행해도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지금도 중소병원에 잘 가지 않는데 상급병실료를 보전해주면 누가 중소병원 가려고 하겠냐. 상급종합병원에서 경증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김경자 부회장은 문제의 전제를 분명히 하라고 주장했다. 상급병실료만으로 접근하지 말고 의료전달체계가 정상화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1안, 2안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전제가 충족되지 않으므로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급병실료 개선 방안에 대해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정부와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이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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