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후 여성에서 당질코르티코이드 사용이 골절과 연관성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당질코르티코이드보다 골절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SSRI로 인한 골절 위험은 이를 부작용으로 하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사용했을 때보다 크게 상회했다.

미국 맥마스터대 Jonathan Adachi 교수는 최근 열린 미국골대사학회(ASBMR) 연례학술대회에서 당질코르티코이드와 SSRI, PPI 제제의 골절 위험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당질코르티코이드에 의한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로는 SSRI가 골절과 더 많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당질코르티코이드 유도 골다공증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아직 SSRI 유도 골다공증에 대한 것은 마련돼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SSRI와 골절 위험과의 연관성은 이전에도 제기됐지만 최근 연구에서 치매 환자에서의 낙상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GLOW 연구에 참여한 환자를 대상으로 당질코르티코이드와 SSRI, PPI 중 적어도 하나를 복용했을 때 최근 5년 이내 자가 보고 골절 패턴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비교했다. GLOW 연구는 10개국 615개 일차의료기관에 내원한 55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시작점에서 대상자들의 체질량지수(BMI)와 연령, 담배나 알코올 사용 등 특성은 유사했다.

대상자 중 당질코르티코이드와 SSRI, PPI, 에스트로겐, 골다공증 치료제 사용 경험이 없는 환자는 9347명이었고, 연구 시작 전 2년 이내 PPI 치료를 받은 환자는 2715명, 당질코르티코이드 5304명, SSRI 1149명이었다.

추적관찰 5년 후 여러 변수를 보정했을 때 SSRI 치료는 전반적인 골절 위험과 임상적 척추 골절, 비고관절·비척추 골절 위험을 모두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질코르티코이드는 척추 골절, PPI는 비고관절·비척추 골절 위험 상승과 연관성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Adachi 교수는 "PPI가 실제로 골절률을 유의하게 높이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다"면서 "하지만 이는 어쩌면 환자를 충분히 장기간 관찰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이번 연구가 특정 약물이 다른 약물에 비해 골절 위험을 더 높이는지를 확정지을 순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했다.

좌장을 맡은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Suzanne Jan De Beur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시작점에서 SSRI군이 나머지 두 약물군에 비해 낙상 보고가 많았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낙상 보고가 많았다는 것은 골절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시작점에서 지난 12개월 간 낙상을 2회 이상 경험한 비율은 SSRI군에서 19%였지만 당질코르티코이드는 15%, PPI는 14%였기 때문에 약물로 인해 낙상이 발생했는지, 이들 환자가 다른 약물을 복용했을때도 낙상을 경험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dachi 교수는 "향후 약물을 복용했을 때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는 여러 약물을 복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예비 결과"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