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 제2병원 중장기 발견계획 공개

"공항 인근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첨단 국제병원으로 모든 병실을 상급 병실료 없는 1인실로 구성하고, 간호 1등급 실현, 신속한 원스톱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진료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환자 중심 병원으로 만들겠습니다."

그간 베일에 쌓여왔던 이화의료원 제2부속병원(가칭)의 건립 청사진과 중장기 발전계획이 공개됐다.

이순남 이화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강서구 마곡지구에 이화의료원 제2병원을 2017년 하반기 1000병상 규모로 개원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원스톱 스마트 병원 △전 병실 1인실 △간호등급 1등급 △브랜드 강화 등 4가지 주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에서도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일반실 기준 전 병실의 1인실 체계'는 예상외였다는 반응과 함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의료원장은 "5~6인실 위주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의료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려 진정한 환자 주심의 의료 서비스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인실 병실은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환자들 간의 감염과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어 왔다. 이에 이화의료원은 상급 병실료를 포기하고 전 병실을 1인실로 운영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의료 서비스를 실현함으로써 병원 위상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의료보험 보장성 강화에도 기여해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동시에 가뜩이나 어려운 의료 환경에서 경영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안이 아니냐는 우려도 지울 수 없다.

이 의료원장은 "현재 의료 환경이 나쁜 것은 모든 병원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로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순수하게 의료 수익만으로 수익을 내는 병원이 얼마나 되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럼에도 상급 병실료를 없애는 등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들이 아마 바뀌지 않을 것이다. 만약 앞으로 어차피 1인실을 가지고 있어도 상급 병실료를 못받게 된다면 차라리 이를 포기하고 모두 1인실을 운영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건축비나 관리비 등 추가 지출 내역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의료원장은 "비용 문제로 일반 병실에 환자가 몰리변서 입원이 지연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런 환자들이 부담 없이 필요할 때 금방 입원하고 퇴원하면 오히려 병상 가동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 의료수익만으로는 더이상 병원 경영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저변에 깔려 있다. 당장은 1인실 운영으로 인해 경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마곡지구는 현재 목동병원과 달리 지하철과 연계돼 있고 편의시설 운영 가능 공간이 많다는 점에서 부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연구중심병원을 통해 의료신기술이나 특허 등으로 통해 의료수익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겠다는 것이다.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생소하지만 모금(fund raising)을 통한 자금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 의료원장은 "지금이 아니라 4년 후 잣대에 맞춰서 봤으면 한다"며 "그 때는 국민의 니즈나 욕구가 변할 것이고, 의료 환경도 변할 것이므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맞춰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이 아니라 건립인 만큼 제2병원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목동병원과 어떻게 차별점을 둘 것인지도 관건이다. 이화의료원은 각 병원의 브랜드화를 통한 역할 분담을 내세웠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목동병원은 기존에 쌓아왔던 여성전문병원 이미지를 그대로 공고히하고, 제2병원에서는 급성기 중증질환 치료와 연구에 매진한다는 방안이다.

조영주 이화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마곡지구는 지리적으로 권역응급센터 사각지대이자 공항대로와 연계가 가능한 지역이고 목동병원은 대규모 주거단지 및 학교가 많은 지역"이라면서 "따라서 마국지구는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암 등 고난이도 중증질환과 장기이식과 중증외상, 연구중심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질환을 특성화하고 목동병원은 여성 및 지역 밀착형 병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의료원장은 "목동병원은 제2병원 개원 전까지 이화의료원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새병원의 성공적인 개원과 조기 안정화를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동시에 전문화, 특성화로 자체 경쟁력도 강화해 상급종합병원으로 3차 의료기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곡병원은 응급진료센터 바로 위층에 심혈관센터와 뇌졸중센터, 중환자실이 위치되도록 설계해 환자와 의료진의 동선을 최대한 단축해 365일 24시간 언제든 신속한 처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5대암을 중심으로 진단과 치료, 치료 후 사회 복귀까지 체계적으로 암 환자를 관리할 예정이다. 편리한 교통 이점을 살려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이화융합연구원을 육성해 수익구조 다변화도 꿈꾸고 있다.

더불어 현재 이화의료원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서남병원은 재활과 호스피스에 중점을 두고 목동병원이나 제2병원에서 다룰 수 없는 1차의료나 공공의료 부분의 갈증을 해소해 예방부터 호스피스까지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아우러지도록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의료원장은 "제2병원 건립은 이화의료원의 설립 정신을 실현하고 우리나라 의료 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이화'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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