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희 의원, 3년간 고위공직자 26명중 25명..도덕적 해이 심각 지적

식품의약품안전처 퇴직자 96%가 관련기관으로 재취업했고, 퇴직 당일 재취업한 퇴직자도 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식약처가 청에서 처로 승격돼 기능과 위상은 강화된 반면, 직원들의 도덕성은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이목희 의원이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퇴직자 재취업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재산신고 대상 퇴직자 26명 중 25명(96%)이 식약처 관련 공공기관 및 이익단체, 민간기업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취업한 식약처 공무원 26명 중 7명(27%)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국군의무사령부, 식품안전정보원,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식약처 관련 공공기관에 취업했다.

또한 퇴직자 절반에 가까운 12명은 한국식품산업협회,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한국의약품 수출입협회, 한국희귀의약품센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등 식약처와 밀접히 관련 있는 이익단체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문제가 된 퇴직자 25명 중 1명을 제외한 24명은 서기관급 이상의 고위공무원이었으며, 이는 전형적인 전관예우로 식약처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공공기관들은 식약처 산하 기관이거나, 식약처와 업무 연관성을 갖는 기관들로 식약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기관들"이라며 "식약처 출신 공무원이기 때문에 취업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재취업 준비 기간도 매우 짧았다.

26명 중 23명(88%)이 퇴직 2개월 이내에 이들 기관과 협회에 재취업했고, 심지어 퇴직한 당일 산하기관에 재취업한 퇴직자도 3명이나 됐다.

이 의원은 "식약처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직원 채용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공정해야 하지만, 식약처가 그 원칙을 깨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고위공직자들이 퇴직한지 2개월도 되지 않아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이나 단체, 민간기업 등에 취업하는 것은 도덕성에 큰 문제가 있다"며 "퇴직 당일 산하기관에 바로 재취업한 것은 공직자 신분 당시 산하기관과의 사전 협의가 있었다고 의심할만 하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이 의원은 "앞으로 식약처는 고위공직자 재취업 시 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재취업한 이들이 불필요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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