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0월부터 건보 양대노조 공식 통합...의료계 불똥 튈라 걱정



“지난 13년간 다투고 협동하면서 이미 화학적으로 하나가 됐다. 내년부터 물리적으로도 하나가 될 것이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내 양대노조인 민주노총 전국사회보험지부와 한국노총 국민건강보험공단직장노조가 내년 10월 하나가 된다.

양 노조는 공단 출범 후 지난 13년간의 갈등과 반복을 끊고 내년부터 단일노조를 출범하게 되는 것이다.

통합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노노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 12차 본회의와 3차에 걸친 합동중앙집행위를 거쳐 통합합의 13개항과 부속합의 9개항을 체결했다.

체결안은 사보노조 6411명, 직장노조 3392명 중 각각 72.8%, 63.8% 등 3분의 2를 충족시켜 통과됐다.

성광 직장노조 위원장은 “공단 통합 후 두 노조간 엄청난 반목과 갈등이 있었다”면서 ”갈등 후 남는 것은 사측, 임원들의 이익이란 것을 깨닫고, 노조원들의 권익을 위해 통합을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가 양측으로 갈라서서 사측에 대한 집중성과 이행 강제력이 약화되는 것은 물론 임금과 복리후생 전반에 실질적인 후퇴를 가져오는 노조 무력화 현상이 심화되자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건보공단 직원들은 보건복지부 산하 유관기관들 중에서도 최저이며, 공단에서 관리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보다 평균238만원(5.8%) 낮아 양 노조의 통합이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제기돼왔다.

성 위원장은 “이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국민연금 및 산재보험 등에서 발생된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동시에 사회보험 관련 6개 노조로 구성된 사회보험개혁공동대책위원회에 동참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사보노조 역시 “양 노조는 건강보험에 대한 사회적인 시각차가 만들어낸 희생의 산물”이라면서 “지난 13년간 같은 공간에서 다투고 화합하면서 화학작용 결합을 했고, 이제 사회안전망으로써 건보가 제대로 가기 위해 합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통합은 1만명의 거대 사무직 노조로 탄생 뿐만 아니라 민주성을 가진 성숙된 사회보험노조를 만든다는 점 등 2가지의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 통합 체결식에 참석한 설정곤 총무상임이사는 “양대노조가 갈려 있어서 사측 역시 여러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공단을 주무부처가 아닌 기재부에서 좌지우지, 쥐락펴락하는 환경에서 이제는 양 노조는 물론 사측과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들 노조에게 “사측과의 대화 창구가 하나가 된 만큼 공단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앞으로 공단 양 노조는 내년 1월부터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가면서, 내년 10월부터 하나의 노조로 공식 탄생된다. 새 노조의 명칭은 아직 미정이며, 설문조사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의료계는 건보공단 양 노조의 통합에 개운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노조 통합에 대해 현재 저수가 등 의료계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뒷전으로 둔 채 공단 직원들의 복지와 공단 내 이익을 위해서 세력을 확장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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