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파글리플로진·카나글리플로진·엠파글리플로진 등 차세대 약물시장 정조준

신약인 SGLT-2 억제제를 보유한 제약사들이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경쟁적으로 쏟아내면서 차세대 약물 시장을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유럽 제약업계는 이를 곧 다가올 차세대 약물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평가하고 있다.

먼저 다파글리플로진을 공동개발한 BMS제약과 아스트라제네카는 총 11개의 새로운 연구를 공개하며 SGLT-2 억제제 시장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다파글리플로진은 현재 유럽에서 승인된 유일한 SGLT-2 억제제다.

양사는 이번 학회기간 중 체중감소를 통한 삶의 질 개선 연구를 시작으로 지질 개선효과를 입증한 연구, 4개의 임상연구를 분석한 혈당개선 효과와 체중 감소효과 연구, 고령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연구 등을 선보여 다양한 가능성을 주목받았다.

이 중 구연으로 발표된 연구는 다파글리플로진의 체중감소 효과와 혈압감소 효과를 입증한 24주 연구로, 무려 7개의 임상연구를 추가 분석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혈당, 혈압, 체중 등 모든 면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카나글리플로진을 보유한 얀센과 미쯔비시다나베제약은 총 12개의 주요 3상연구를 포스터 세션과 구연발표 세션에서 공개했다. 이 약은 올 3월 미국에서 승인됐고, 유럽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포스터 세션에서는 메트포르민과 글리메피라이드 병용요법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52주 연구,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임상,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관찰한 연구 등이 소개됐다.

구연발표 세션에서는 글리메피라이드와 비교한 104주간 연구가 처음 공개됐다. 이 연구는 카나글리플로진이 당화혈색소 개선효과는 물론 공복혈당, 체중개선, 수축기혈압 등에서 글리메피라이드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입증한 것으로 지금까지 나왔던 동종 계열 약제중에서 가장 긴 연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엠파글리플로진을 보유한 베링거인겔하임도 총 8개의 연구를 발표하면서 시판 전 근거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포스터 연구를 통해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위험 예후 연구에 대한 디자인과, 일본인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52주간 연구, 기저 인슐린을 추가한 78주 연구, 고혈압 동반 당뇨병 환자의 혈압개선효과 연구, 심각한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잇달아 소개됐다. 구연발표에서는 제1형 당뇨병 환자의 효과가 발표돼 향후 1형, 2형 모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포스터 세션에서 주목을 끌었던 연구는 혈당 개선효과는 물론 심혈관 위험 요소까지 개선시킨 것을 입증한 연구다. 이는 4개의 허가 임상을 추가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체중, 수축기혈압, 이완기혈압 등 모든 항목에서 기저 수치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를 보였다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토포글리플로진을 공동개발한 로슈와 쥬가이제약도 일본인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다른 경구용 약제와 비교한 52주 데이터와 A1C, 체중, 혈압 등의 감소효과를 입증한 24주 데이터를 공개했다. 프랑스 푸아티에의대 Samy Hadjadj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나온 임상에서 보면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약제는 혈당조절부터, 체중 감소, 혈압 감소, 안전성까지 넓은 효과와 안전성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인슐린과 독립적인 기전을 갖고 있어 다양한 콤비네이션 요법도 가능해 향후 난치성 당뇨병 치료제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박상준·임세형 기자


스타틴 클래스 이펙트 깨졌다
- J-PREDICT, 피타바스타틴 당뇨병 18% 예방 입증

피타바스타틴이 대규모 연구에서 당뇨병을 예방한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앞으로 모든 스타틴이 당뇨병을 발생시킨다는 근거는 주장할 수 없게됐다. 도쿄의대 Masato Odawara 교수는 피타바스타틴과 당뇨병 발생 간 연관성을 평가한 J-PREDICT 연구를 발표하면서 스타틴의 클래스 이펙트에 대한 색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피타바스타틴이 기존 스타틴과는 달리 당뇨병 발생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고 곧바로 검증연구를 시작했다"며 배경을 밝혔다. 연구를 위해 총 1269명의 내당능환자를 모집했고 이를 무작위로 나눠 한 군에는 하루에 1~2mg의 피타바스타틴을 주고, 다른 한 군에는 생활습관개선 요법을 시행했다. 1차 종료점은 당뇨병 발생률이었다.

그 결과 72개월 후 피타바스타틴군과 대조군의 1년-1000명 당 당뇨병 발생률은 각각 163건, 186건으로 최종 분석 결과 피타바스타틴군에서 약 18% 예방효과가 있었다. 이같은 효과는 모든 하위 그룹에서도 일관성있게 나타났다.

Masato 교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피타바스타틴이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모든 스타틴이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클래스 이펙트를 주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하면서 "다만 왜 이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아직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번 세션에 참석한 계명의대 동산병원 조호찬 교수(계명대동신병원)는 "전기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예방효과가 나온 것이라 의미가 있다"면서 "일본인과 한국인의 유전자 특성이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도 적용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조금 더 대규모로 진행할 필요가 있고, 당뇨병 발생을 줄이는 기전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J-PREDICT 연구는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포스터 초록으로 발표된 바 있다.
- 박상준 기자


설포닐우레아 사망위험도 58% 높아
- Craig Currie 교수 “부정적 영향 뒷받침" 처방 주의 강조

설포닐우레아가 단독요법,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으로 적용했을 때 사망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가 구연발표 세션에서 발표됐다. 주요 저자인 영국 카디프대학 Craig Currie 교수<사진>는 "이 연구들이 이전에 제시됐던 설포닐우레아와 인슐린의 부정적인 영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며 약물 처방에서의 주의를 강조했다.

설포닐우레아는 메트포르민과 비교한 1차 치료전략, DPP-4 억제제와 비교한 2차 치료전략에서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높였다. 환자군은 영국 임상연구데이터링크(CPRD)의 자료를 기반으로 선정했다.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 단독요법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환자군은 2010~2012년 사이 1차 치료제를 처방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선정했다.

주요 분석에서 메트포르민군은 7만6811명, 설포닐우레아군은 1만5687명이었고, 양군 모두 2.9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1년-1000명 당 사망률은 메트포르민군 13.6명, 설포닐우레아군 44.6명으로 설포닐우레아군의 사망위험도가 58% 높았다.

메트포르민+설포닐우레아 병용군과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병용군을 비교한 연구에서도 설포닐우레아 병용군의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CPRD에서 2007~2012년 사이 양 전략을 처방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했고, 메트포르민+설포닐우레아 병용군은 2만7251명,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병용군 5215명으로 나타났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메트포르민+설포닐우레아 병용군의 사망위험도가 2.3배 높았다.
- 임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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