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응기 원장 주장

포괄수가제 시행으로 인해 산부인과가 처해 있는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려면 현재의 상대가치점수를 전면 재조정하고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일병원 민응기 원장은 27일 그랜드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에 참석, ‘산부인과 건강보험의 과제’ 세션에서 포괄수가제에 대응할 산부인과 전략으로 상대가치점수와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원장은 “과거 정부는 의료단체가 자율적으로 상대가치점수를 조정하라고 했지만 어떤 진료과가 양보를 해야 산부인과 수가를 올릴 수 있는데 사실 이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부가 중심이 돼 혁신적으로 상대가치점수를 다시 개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산부인과뿐만 아니라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며 "여당도 야당도 아무도 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가 정치권을 설득하고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을 국민의 미래를 위해 복지부 사명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토로했다.

민 원장은 7월부터 포괄수가제를 실시하면서 제왕절개술 주 진단명 코딩 변경에 따른 손실도 산부인과의사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97년 시범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주 진단명을 0820-0829로 넣고 나머지는 기타진단으로 코딩해 중증도 보정을 받아왔다고 했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7월부터 주진단이 아닌 기타 진단으로 코딩을 변경했고 이로 인해 병원은 중증도 보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민 원장은 "중중도 보장이 안 되면서 단태 제왕절개일 때 10만~26만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다태 제왕절개일 때도 25~41만원 손해가 생겼다”라며 “심평원에 바꿔달라고 했더니 그동안 잘못 교육시켜온 과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며 계속 요구하면 기존의 금액마저 소급할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코딩 문제에 대해 학술대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배경택 과장은 코딩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앞으로 심평원과 협의해 고쳐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민 원장은 코딩을 바꾸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은 없지만 진솔하게 환자를 진료하면서 지금부터라도 전문연구자를 양성하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도록 수가의 모순점에 대한 자료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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