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과 과도한 음주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B형 간염 예방접종의 시행과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발전으로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은 향후 급격히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반해 비만과 관련된 대사 질환은 빠르게 증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대한간학회(이사장 김창민)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진료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자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위원장 이한주)를 구성했고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자문회의, 공청회 등을 거쳐 24일 '2013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학회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비알코올 지방간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염, 비알코올 지방간연관 간경변증을 포괄하는 진단명"이라며 "일반적으로 비알코올 지방간은 대부분 양호한 경과를 갖는 반면, 비알코올 지방간염의 일부 환자는 간경변증이나 간세포암종 같은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서구에서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비만 인구의 증가에 따라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사회 보건학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제한적인 실정이지만 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초음파검사를 이용해 진단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유병률은 16~33%다. 비만,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등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을 때 유병률이 의미있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군은 정상 대조군에 비해 전체 사망률이 높고 가장 흔한 사망원인은 심혈관 질환이며 비알코올 지방간염 환자에서는 간질환 관련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과체중 혹은 비만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에서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에 의한 체중 감량은 간 내 지방을 감소시키므로 간 내 염증을 호전시키려면 7~10% 이상의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를 위해 총 에너지 섭취량 감소와 더불어 저탄수화물 및 저과당 식이교육을 받을 것과 일주일에 2회 이상, 최소 30분 이상 운동할 것을 권장했다. 비알코올 간질환 치료를 위한 권고 사항은 7가지가 제시됐다.



더불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감대 확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그동안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비교적 양호한 임상 경과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일부 환자에서 간경변증이나 간세포암종과 같은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가이드라인이 우리나라 비알코올 간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유용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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