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에 서울아산병원 유치설이 제기됐지만, 전혀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의 한 지역신문에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현대건설·서울아산병원 등 현대가에서 대구 수성의료지구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시설용지 6만6000여㎡에 현대백화점이 쇼핑몰형태로 진출하기 위해 대구도시공사 등과 접촉 중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구도시공사는 IT·과학 등을 기반으로 하는 지식산업단지와 신약 의료기기 등을 중심으로 하는 의료시설단지 등 투트랙으로 대구 수성의료지구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토대로 단지조성공사를 착수 중이다.

오는 2016년 단지조성사업을 완료해 의료, 교육, 문화 등 IT를 기반으로 하는 지식서비스산업지구로 조성하고, 대구경북경제발전을 위한 신성장동력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인 복안은 아직 협의 중이지만, 암 연구집약단지도 만들자는 주장에 따라 아산병원 유치도 거론됐다.

실제로 대구 일각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아산병원을 유치하자는 주장이 있었다. 지역에도 소위 빅5병원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대구 지역 병원들이 긴장하고 경쟁해야 지역 주민들이 더욱 수준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문제는 대구에 있는 수많은 병원이다.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병원 등 대학병원은 4곳에 달하고 다 합쳐 3500병상에 달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구 250만명에 달하지만, 서울로 가는 환자들도 상당수 있고 중소병원들까지 가세해 경합지역 중 하나다.

대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전부터 소수의 대구시민을 통해 빅5병원이 대구에 유치돼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며 “지역에도 이미 병원이 많은데 아마 집값을 올리기 위한 의도와 정치 논리 등 여러 가지가 접목된 것이 아니냐”고 해석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미 수많은 병상수를 보유하고 있는 대구 입장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주장에 불과하다”며 “가뜩이나 경기침체에 환자들이 서울로 빠져나가고 있는 마당에 대구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취지는 커녕 죽이기 위한 억지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혀 가시화된 추진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병원에서도 사실무근으로 일축했으며 몇몇 직원들로부터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대구 뿐만 아니라 특정 지역에 아산병원을 유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한 번씩 떠오르고 검토조차 없었던 지역에서 진출설이 나돌곤 했다”며 “아마도 국내 최대 규모의 상징성에 의미를 두고 쉽게 이야기하는 듯 하다”고 전했다.

대구시에서도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지역 경제를 위해서 대구 병원들이 잘되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대구시 보건과 관계자는 “얼마전 대구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이 상호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했는데, 이것이 기폭제가 되면서 때아닌 진출설이 나온 것 같다”며 “아산병원 진출에 대해 전혀 가시화된 일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역사회의 일환으로 대구 지역 병원들의 생존조차 어려운 시국에서 빅5병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실현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수성의료지구 진행 여부에 따라 서울의 병원이 아닌 연구센터 입주를 희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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