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이근영 보험위원 쓴 소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가장 접점에 있는 의료계, 병원계 관계자들이 참여하지 않는 심포지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최한 '보편적 의료보장 가치 극대화' 국제 심포지엄에 대해 토론자로 참여한 대한병원협회 이근영 보험위원이 이같이 반문했다.

이 보험위원은 "큰 돈 들여서, 또 우수한 해외 연자들을 불러다놓고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면서 "돈 들인만큼의 성과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건보 보장성이 지금만큼 강화된 것은 의료계의 희생이 있어서 가능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건보 투자에 비해 미국보다도 의료서비스 질이 좋다"면서 "질에 따라 수가를 올려야 하는데 자꾸 선택진료비 같은 병원의 유일한 수익마저 없애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즉 건보 보장성을 위해 희생한 의료계에게 더욱 희생을 가중시키면서, 병원이 망할 때까지 극한으로 몰고 간다는 주장이다.

이어 "자꾸 대만하고 보장성을 비교하는데, 대만은 무려 국고지원율이 26%에 달한다"며 "우리나라는 동전의 한 면만 보고 의료계를 지나치게 옥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저수가, 저급여 덕분에 의료계가 발전한 사실을 정책 담당자들이 이해하고, 이같은 국제적인 논의의 자리에 반드시 의료계도 동수로 참여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 보험위원은 산부인과 의사로서 7개 질병 포괄수가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인 저수가 논의는 회피한 채 말도 안되는 밀어부치기식 정책"이라며 "해외 연자들에게 이게 맞는 것인지 물어보자"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러한 의료상황을 자식들에게 물려줘서는 안 된다. 임상하는 사람들을 뒤로 배제하고 보건정책을 세우지 말아 달라"며 "정부는 앞으로 GDP 대비 의료비를 9%로 올린 후 의료공급자와 함께 논의해 보장성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배경택 보험급여과장은 "과거 의료정책 결정에 있어 비효율이 해소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면서 "앞으로 환자, 의료인 등을 참여시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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