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경영, 작은 차이가 경쟁력
1. 디테일 경영이란?
2. [사례1]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의원 

"지역사회와 서로 도우면서 성장하고 싶어요"
열린 공간 활용·다학제적 협진 등 다양한 서비스 시도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병원 콘셉트는 흔히 취할 수 있다. 보통 구청에서 건강강좌를 개최하거나 지하철역사에서 무료 검진을 실시하고 소외된 지역의 어르신들에 의료봉사를 실시하는 등의 활동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잘 찾아보면 의외로 물건 하나 구입하는 것부터 지역사회와 공생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이처럼 디테일의 사례는 그리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소한 것 하나, 그만큼의 미세하고도 작은 차이, 도움주고 받는 사람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지역사회 사진 전시공간으로 활용
 
"이 사진은 지난해 아이티 의료봉사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진료를 온 여성 환자가 곱게 단장하고 왔더군요.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자 수줍게 미소짓는 순간의 모습을 담은 귀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아버지와 아들의 사진입니다. 진료를 받으러 온 아이에게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자 갑자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아버지를 모시고 와서 꼭 같이 찍어달라고 해서 찍은 사진이에요. 참 기특하고 귀엽죠?"
 
분당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사진]은 최근 확장 개원을 하면서 대기실을 사진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직접 찍은 사진을 인화하기 위해 지역 사진동호회에서도 잘 알려진 스튜디오를 찾아가 사진을 인화했다. 그는 앞으로 로비를 사진동호회 회원, 아마추어 작가들의 사진전시회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요즘은 거의 모든 대학병원들이 로비에서 사진이나 그림을 전시하고 있잖아요. 혹시 의원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병원이 그저 무겁고 어렵고 우중충하고 왠지 아프게 느껴지는 곳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항상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특별히 따뜻해 보이는 인테리어를 연출했다. 진료실 안내판의 재질과 부드러워 보이는 글씨체에도 신경썼다. 커피 향기나는 대기실을 위해 특별히 매일 아침 로스팅된 커피도 가져다 놓는다.
 
"커피도 병원 근처에서 직접 커피를 볶는 커피전문점 사장님께 공수해오고 있어요. 건강한 사장님은 당장 우리 병원에 오실 일은 없지만, 그래도 오시면 서로 윈윈하는 것 아닐까요?"
 
강남에 개원했다 오히려 전국에서 환자가 오는 것을 보고 지역으로 옮기게 됐다는 김 원장은 오늘도 끊임없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 지역 동호회 회원들을 병원에 초대하는가 하면, 진료가 없는 날에는 지역사회 활동에 나서고 있다. 확장개원 축하금으로 받은 290만원도 성남시청에 기부, 성남시 저소득 한부모 가족 지원에 쓰이게 된다.
 
"확장개원을 기념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약소하게나마 기부금을 생각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저소득 한부모 가족을 위한 후원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의료봉사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지역 병의원과 함께 다학제적 진료 목표
 
민트영상의학과의 진료과목은 '인터벤션 영상의학'이다. 인터벤션은 영상의학의 세부파트로, 영상장비를 활용해 막힌 혈관을 뚫는 등의 최소침습치료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혈관질환, 종양, 소화기질환 등 50여 가지 질환의 치료에 적용 가능할 정도로 치료 범위가 넓다는 설명이다.
 
기존 정계정맥류, 자궁근종 등의 치료영역은 블로그로 홍보하면서 인지도를 쌓아 왔다. 김 원장이 7년간 운영한 결과 자궁근종 색전술 1300례와 정계정맥류 색전술 1500례를 돌파했다. 올해 1월에는 내과, 산부인과, 안티에이징 클리닉을 개설해 지역주민을 위한 의료서비스에 공을 들이게 됐다.
 
또한 7월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배재익 교수를 영입해 혈액투석 환자의 동정맥루 재개통술, 당뇨발, 다리부종, 버거씨 병 등의 혈관치료를 추가로 확대해 나가면서 지역 개원의들과도 호흡을 맞출 계획이다. 대학병원과 차별화된 환자중심 맞춤치료에 주력, 인터벤션영상의학 분야의 새로운 브랜드를 창출하고 싶다는 의지도 전했다.
 
최근 주력하고 있는 치료영역은 '혈액투석 동정맥류 재개통술'이다. 보통의 혈액투석 환자는 혈관이 쉽게 망가지는데 인티벤션 시술로 좁아진 혈관을 원래대로 넓혀주면 6개월가량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신 그만큼 아직 인지도가 낮아 다른 병의원에서 환자를 보내줘야 활성화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대학병원에서도 인터벤션 영상의학은 타 진료과에서 의뢰보내는 진료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본의아니게 타 진료과와 마찰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이에 지역사회 병의원들과 함께 서로 환자를 의뢰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를 구상해 보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달 민트영상의학과는 인공신장실을 갖추고 혈액투석 환자를 많이 받고 있는 지역 병의원을 대상으로 '투석 동정맥루 재개통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새로운 치료지견에 대해 공유하면서 환자를 위한 치료가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벤션은 혈관에 카테터를 삽입해 병변부위의 막힌 곳을 뚫어주거나 좁아진 곳을 넓혀주는 시술입니다. 사용했던 혈관을 그대로 살리면서 한 번의 시술로 여러 곳의 기능 부전을 치료할 수 있고, 치료 직후 바로 투석이 가능해 응급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에게 적합하지요. 환자를 위해 꼭 필요한 시술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김재욱 원장은 지역사회 병의원들이 '네 환자, 내 환자'라는 한계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사람들이 흔히 잘 모르는 대신, 보통의 약물 치료하는 동네 의원과 진료과가 겹치지 않는 유리한 이점이 있다고 해석했다. 환자를 위해 지역사회에서의 다학제적 협진을 시도해보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혼자만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지역사회에서 서로 도움주고 받는 사이들이 많아지고,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민트영상의학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녀교육을 위해서도 그저 남들과 어우러지면서 살라고 말로만 하는 것보다,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