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용의자로 지목됐던 항정신병 약물이 누명을 벗었다.

미국 노스웨스트임상연구센터 Arif Khan 박사팀은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과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선택적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와 같은 약물을 3~4개월 복용해도 사망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JAMA Psychiatry에 발표했다. 단 헤테로사이클릭 항우울제는 위약 대비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팀은 적응증 추가를 포함해 1991~2011년 새롭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약물의 승인 자료(Summary Basis of Approval)를 바탕으로 성인 환자에서 약물 노출년수와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대상 연구는 조현병 또는 우울증, 양극성장애, 불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대한 적응증 신규 또는 확장 승인을 얻기 위해 제약사에서 실시했던 47건으로 모두 9만2542명이 참여했다. 이 중 활성 약물(active drug)에 노출된 사람은 연간 2만3711명, 위약은 2183명이었다. 평균 약물 노출 기간은 88일(불안장애 치료제)~132일(항정신병약)이었고 위약 노출 기간은 28일(약극성장애)~70일(ADHD와 우울증)이었다.

그 결과 전반적인 사망 위험은 정신질환을 진단받으면서 유의하게 높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성인집단과 비교했을 때 조현병 환자는 사망 위험이 3.8배, 우울증 3.15배, 양극성장애 3.0배 높았다.

그러나 항정신성 약물 사용이 위약 사용에 비해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경향은 관찰되지 않았고, 이는 복용 기간이 3~4개월인 환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헤테로사이클릭 항우울제를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위약군보다 사망 위험이 2.2배 높았다.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자살로 연구기간동안 전체 사망자 265명 중 109명(41.1%)이 이에 해당했다. 일반적으로 자살률은 활성약물군이 위약군에서보다 10~50% 낮았으며, 헤테로사이클릭 항우울제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위험을 2.0배 높였다.

이 결과는 항정신병 약물이 심혈관 또는 신진대사 관련 부작용을 일으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기존의 가설을 뒤엎는 것으로 결론을 확정짓는 것은 아직 무리다.

연구팀은 "분석에 사용된 자료는 제품 라벨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모든 환자 수준을 다 설명하고 있지 않고, 사망 위험 평가를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디자인 됐다는 점, 지속 보고나 대상자들의 병력, 질병 진행 단계, 오톱시 자료, 연령과 성별 등을 알 수 없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FDA는 항정신병 약물 각각에 대해 2만명이 넘는 환자 자료를 가지고 있지만 승인 보고서에서 다뤄진 환자는 3000~5000명에 불과하다"면서 향후 FDA나 제약사에서 더 상세한 분석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안전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 추적 관찰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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