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위한 정보제공보다 제약사 이익 위한 것"

EU 집행위원회가 의사 처방을 요하는 의약품에 대한 광고의 길을 열어 놓겠다는 지침을 계획하고 있다는 발표에 의료보험과 환자를 위한 조직, 사회보장 담당 장관들이 이에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소비자, 환자, 건강 및 의료보험 등을 총망라한 EU 의약품 집단(collectif EUROPE et MEDICA-MENT)은 의사의 처방을 요하는 약품에 대한 광고를 보게 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EU 의약품 집단은 인체에 적용되는 약품에 대한 EU의 기존 규정의 개정 계획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EU 집행위의 의약품 광고에 대한 지침 개정 계획은 의사 처방이 규정된 약품의 효과를 대대적으로 광고할 수 있도록 해 제약사들의 이익을 더해주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지침 88조에는 의사의 처방을 요하는 의약품에 대한 광고는 금지하고 있지만, 에이즈·천식과 기관지 폐렴·당뇨병 등 세 가지 약품에 대한 효능 등의 정보 전달은 허용한다고 재확인하고 있다.

이 지침에는 이와 같은 약품 설명이나 효능 전달은 환자의 이익이 고려된 합법적인 필요성과 엄격한 조건에서 허용되며, 각 회원국이 자국 내에서 상환될 수 있는 약품에 대한 광고를 금지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보건 단체들은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정보가 아니며, 이는 단지 광고를 허용하기 위한 위장술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에이즈 정보 서비스협회, 호흡 장애 환자 연맹, 유럽천식알레르기협회연맹 등은 EU 의약품 집단을 지지하고 있다.

의약품 집단은 환자들은 신뢰할 만하고, 납득할 만한 의학 정보를 원하며 협회나 공공기관 혹은 건강 관련 기관으로부터 입수하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가 좀 더 개선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직접적인 의약품 광고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자를 소비자로 겨냥한 제약사의 직접적인 광고 필요성에 대한 의문점은 말할 나위도없겠지만, 의약품에 대한 광고가 허용되는 국가에서는 의료비용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EU 의약품 집단은 지적했다.

1997년 미국에서 직접 광고 대상인 25개의 의사처방 약품은 1998∼1999년 기간 중에 34%의 증가세로 나타난 반면에 광고 대상이 아닌 여타 의약품의 경우 약품의 소비는 5.1% 증가에 불과했다.

미국에서 약품 광고가 허용되면서, 광고비는 2000년도에 25억불에 불과했지만, Social Audit의 연구 보고가 지적하듯이 광고를 통해서 소비자에게 가장 선호되는 50여 종의 약품 판매는 미국에서 의약품 구매를 위한 총 지출액 280억 달러의 거의 반수인 약 100여억 달러의 증가세를 보였다.

EU 의약품 집단의 회원이며 유럽 사회당계 의료보험 연맹의 총재인 Bernafd De Baecker는 위의 조사 보고처럼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약품 광고가 실시될 경우 관련된 약품의 수요와 남용이 대폭 증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사회보장 담당 Frank Vandenbroucke 장관은 의사 처방을 요하는 의약품에 대한광고계획을 정면 반대한 바 있는데 지난 6월의 유럽의약품산업 및 협회연맹에서 "환자들은 소비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앞에 보이는 약품 광고의 정보 해득에 필요한 지식의부족으로 의사나 약사들과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며 "제약회사의전문의약품에 대한 일반 광고는 환자를 위한 정보 제공이라기 보다는 우선 제약 업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Vandenbroucke 장관은 Lancet 5월호에 발표된 연구 보고를 인용하면서 광고에서 의약품의 이윤이 과대 평가되고 위험성은 과소 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가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화될 수 없는 환자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결론이라면, 의약품의 광고는 환자와 의사간의 관계를 부정적인 결과로 몰고가게 될 것이다.

무엇이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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