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환자 대부분이 의사 앞에선 자신이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지 잘 아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 중 절반만 정확한 진단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의대 Leora I. Horwitz 교수팀은 환자 중심 관점에서 퇴원 환자의 전환관리(transitional care) 현황을 평가하기 위해 평균 연령 77.2세 노인 395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2009년 3월~2010년 4월 급성 관상동맥질환이나 심부전, 폐렴으로 예일-뉴헤븐병원에 입원한 뒤 집으로 퇴원한 환자로 응답 내용은 진료 차트와 비교 분석됐다.

그 결과 대상자 중 349명(95.6%)이 자신이 왜 입원했는지 이해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실제로 어떤 진단을 받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218명(59.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환자가 퇴원 시 주의해야 할 증상이나 운동 및 식습관에 대한 조언을 알아듣기 쉽게 잘 설명받았다고 했지만 26.3%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어려운 용어로 설명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응답했다.

예를 들어 '심장 마비(heart attack)'라고 알려주는 대신 전문 용어인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라고 말하는 식이었다. 이로 인해 35% 가량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원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게다가 퇴원 후 추적 관찰을 위해 일차의료기관이나 심장전문의를 찾을 것을 권고 받은 123명(32.6%) 중 54명(43.9%)만 이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Horwitz 교수는 "환자 관점에서 퇴원 관리 질을 따져봤을 때 환자 스스로는 높은 수준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 추적 관찰을 위한 스케줄 관리나 퇴원 후 관리 계획은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환자를 이해하는 것이 퇴원 후 관리 수준을 높이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논평에서 미국 펜실베니아대 펄먼의대 Karin Rhodes 교수는 "병원마다 환자 퇴원을 핸들링할 수 있는 전담 팀이 있어야 한다"면서 "큰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Horwitz 교수는 "국립환자안전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Ask Me 3' 캠페인처럼 환자들이 퇴원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Ask Me 3 캠페인에서는 자신의 가장 큰 건강 문제는 무엇인지,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이 나에게 왜 중요한지를 의사에게 반드시 묻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어 "의사들도 자신의 기준이 아닌 환자에 초점을 맞춰 정말 그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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