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더디기만한 신약개발 대안 없을까?
2. 나홀로 한계, 오픈 이노베이션 선호
3. 신약재창출 세계적 추세
4. 신약재창출, 미국 영국 등 적극 행보
5. 물질특허 취약한 국내에 적용 어려워

최근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약물의 재활용 가능성을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트르라제네카의 실패작 20종 중 재활용 아이디어를 공모해 이 가운데 15개 팀을 선정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약물을 재사용하는 신약재창출(Drug Repositioning)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번지고 있다. 신약재창출은 시장에서 이미 판매 중이거나 임상단계에서 안정성 이외의 이유로 산업화에 실패한 약물들의 새로운 의학적 용도를 개발하는 신약개발의 한 방법이다.

개량신약이 약물의 구조나 제제, 용도 등을 일부 변형시켜 약물 전달속도나 약효, 안정성 향상 등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면 신약재창출은 약물의 구조는 바꾸지 않고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 용법이나 용량 등을 바꾸는 것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신약기반기술연구센터 최상운 연구원은 "신약재창출은 안정성이 검증된 약물을 활용함으로써 비용 절감 및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독립적인 하나의 신약개발 전략으로 간주된다. 최근에는 약물의 제형이나 일부 화학구조를 바꿔 약물의 전달속도나 약효, 안정성 향상 등을 꾀하는 움직임도 보인다"라고 말했다.

항암제 분야에서 맞춤형 치료제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암종에 대한 적응증 확대나 전략 역시 신약재창출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그 예로 폐암치료제 크리조티닙은 c-Met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 중 ALK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을 발견해 타깃을 변경해 허가를 받았다. 암이라는 적응증은 변환되지 않았지만 치료 환자군 측면에서 새로운 적응증을 찾은 경우다.

신약재창출의 장점은 신약을 개발하는 것에 비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신약재창출에 투자하는 비용도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전체 비용 중 40%인 200~250억 달러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약재창출의 또 다른 장점은 독성실험이나 개발기간을 3년 이상 단축할 수 있고 주기별 임상에서 성공할 확률도 신약개발보다는 높다는 점과 제품 수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꼽는다.

최 연구원은 "새로운 약물의 적응증을 발굴해 냄으로써 시장 확대는 물론 독점기간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는 신규 적응증에 대한 3년의 독점기간을 부여하며 별도의 소아질환에 대해서는 6개월의 독점권을 추가로 연장해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처럼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 기초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에서 신약재창출은 개발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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