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 Ron Fouchier, 미국 위스콘신대 Yoshihiro Kawaoka 교수를 중심으로 한 인플루엔자 연구자 23명은 7일 판데믹(pandemic)을 막기 위해선 바이러스 변종 실험이 필요하다는 레터를 Nature와 Science에 기고했다. 대상 바이러스는 올해 초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H7N9이다.

그러나 이 실험 제안은 아무리 연구팀이 특수 안전복을 입고 실험실을 나가기 전 오염제거실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점과 생화학테러 무기로 악용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았다. 같은 연구팀이 같은 방법으로 실험한 H5N1 변종실험 결과는 사회 안전을 이유로 논문이 게재되기까지 1년여 지체되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러스 발현을 원하는대로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다면 어떨까?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아이칸의대 Benjamin tenOever 교수팀은 종특이적 내인성 가진 RNA를 이용해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 감염을 제한하는 방법을 11일 Nature Biotechn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람과 쥐의 폐 세포에는 있지만 흰담비에게는 없는 마이크로RNA miR-192 단일가닥을 태그하는 형식으로 H3N2 플루종(flu strain)을 변경했다.

마이크로RNA가 주입된 바이러스는 선택적이기때문에 숙주 기관에서 매치되는 가닥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바이러스의 자기복제 유전자 활동이 멈출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동물실험에서 수정된 바이러스는 흰 담비에서는 자기복제를 시작했지만 쥐에서는 인플루엔자 병원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tenOever 교수는 "Fouchier 교수팀의 H5N1 연구는 조류 바이러스가 포유류 사이에서 어떻게 전파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능획득 돌연변이 바이러스 실험에 이중안전장치(failsafe)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Marc Lipsitch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기능획득 연구는 매우 위험하다"면서 "tenOever 교수팀이 제안한 유전자적 이중안전장치도 그 효력이 금방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미시간대 Michael Imperiale 교수는 약물 내성이 발생되는 것처럼 마이크로RNA 타깃에 대한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tenOever 교수는 개조된 바이러스에서는 변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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