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암 환자 유혹하는 보완대체요법
2. 의사 불신 환자일 수록 이용률 2배 이상 높아
3. 중단 이유 '효과 없음' 가장 많이 꼽아


최근 암 환자들 사이에서 개똥쑥 열풍이 불고 있다. 기존 항암제에 비해 항암 효과가 1200배 높다는 입소문과 함께 몇 년 사이 재배 농장도 크게 늘고, 관련 기사도 포털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어떤 측면에서 개똥쑥이 1200배 항암 효과를 가지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라는 문구가 환자들을 사로잡는다.

워싱턴대 화학과 Tomikazu Sasaki 교수팀은 2008년 10월 5일 Cancer Letters에 암 세포만 선별적으로 공격하는 신약 후보 물질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물질은 흔히 항말라리아제로 사용되는 개똥쑥 성분인 알테미시닌 합성물이었다.

연구팀은 실험실 연구를 통해 이 합성물이 유방암 세포와 전립선암 세포를 얼마나 선별적, 효과적으로 사멸시키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화학요법이 암 세포 10개를 사멸시킬 때마다 정상세포 1개를 파괴하는 것과 달리 이 물질은 암 세포 1만2000개를 사멸시킬 때마다 정상세포를 1개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은 적으면서 더 효과적으로 암 세포를 공격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워싱턴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기존 치료제에 비해 특정 암 세포를 1200배 이상 명확하게 사멸시킬 수 있는 합성물을 개발해 최소한의 부작용으로 암을 치료할 가능성이 예고됐다"고 밝히고 있다.

2013년 8월 현재 이 물질이 신약으로 개발돼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은 없지만 대신 함유된 성분을 가진 개똥쑥이 1200배 높은 항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웹페이지를 도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유혹하고 있다.

암 전문의들은 흔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매일 환자들이 무언가를 바리바리 싸들고 진료실을 찾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환자들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하지 않냐"고 항변한다.

이미 표준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표준 치료를 마친 환자들 중에서도 삶에 대한 욕망,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보완대체요법을 찾는 경우가 있다. 이 중 실제로 증상 관리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치료도 있지만 반대로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아무런 효과 없이 환자의 부담만 높이는 경우도 많다.

이번 호에서는 어떤 환자들이 어떤 경우 보완대체요법을 찾는지, 그리고 그 중단요인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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