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감소 위한 핵심 열쇠



줄어드는 유병률 속, 높은 사망률

간암은 아시아에 특화된 암이다. 아시아 지역 간암 유병률이 세계의 75%를 차지한다는 통계는 이 표현이 과장이 아니라는 근거다. 우리나라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서도 간암은 관리해야할 주요 암종에 포함돼 있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서 우리나라 간암 관리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해결해야할 과제가 더 많이 남았다는 점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좋은 소식은 암통계사업을 시작한 이래 간암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 간암 유병률은 전체 암종 중 2006년 4위에서 2010년에는 6위까지 낮아졌다. 또 5년 생존률도 2001~2005년 20.1%, 2006~2010년 26.7%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

그렇지만 다른 암종과 비교한 5년 생존률은 췌장암, 폐암 다음으로 낮다. 특히 사망률이 15.3%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간암 관리전략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순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간암 사망률 감소 위한 '적극적인' 전략
간암 사망률 감소를 위한 대책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검사와 선별검사다. 간암에서는 간경변증 환자, B·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및 만성 간염 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감시검사 강화가 강조돼 왔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월 초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간암전문가회의(APPLE)에서는 간염의 관리가 간암을 막기 위한 효율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대책으로 대두됐다.

APPLE에 참석한 대만국립대학 Ding-Shinn Chen 교수는 “병인론적 측면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HBV)와 C형간염 바이러스(HCV)가 간암의 주요 위험인자고, 아시아 간암 환자의 약 80%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아시아의 만성 B·C형간염 환자수는 약 3억4000만명으로 전세계 환자의 65%에 해당하고, 매년 간세포암으로 사망하는 환자 중 70%가 아·태지역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적극적 간암 사망률 감소대책으로서 간염 관리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①




B형간염, 1차 의료기관으로 돌아오다
간암 위험도를 높이는 간질환에서 가장 큰 비중은 B형간염이다. APPLE에서는 국내 간암 환자 중 HBV 감염률이 70%로 나타난 연구도 발표됐다. 양적인 측면에서도 문제지만, 질적인 부분은 더 심각하다.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가운데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부딘을 빠른 시기에 장기간 사용해왔기 때문에 약제내성 비율이 높다는 점, 국내 HBV가 대부분 유전자 C형으로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이행하는 비율이 높고 항바이러스 치료반응도 낮다는 점 등의 특성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②

이런 특성은 B형간염이 1차 의료기관에서 멀어진 이유기도 하다. 과거에는 사용할 수 있는 치료약물들이 효과는 크지 않았던 반면 내성은 높았고, 이런 치료 경향은 환자와의 관계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제인 엔테카비르와 테노포비어의 등장은 B형간염을 다시 1차 의료기관으로 부르고 있다. 이런 선회가 가능했던 이유는 효과는 높이고 약물 내성은 줄였기 때문이다. 엔테카비르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6년여의 경험이 쌓여있고, 테노포비어는 미국·유럽의 장기간 연구에서 내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국내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③

게다가 이 약물들은 최근 연구에서 간염뿐만 아니라 간경변증, 간암 등에서도 혜택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기대도 높이고 있다. ④ 울산의대 임영석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을 쉽게 끊지 않는 것”이라며 “1차 의료기관에서도 올바른 치료전략에 따라 순응도를 착실하게 관리한다면 B형간염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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