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는 2004년 만성 B형간염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2007년 개정을 거쳐 2011년 업데이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011년 가이드라인은 비교적 최근에 발표된 연구 및 치료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지난해 들어서야 항바이러스제 병용치료가 급여화돼 내성률이 높은 국내 상황에 맞게 약제별 내성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이드라인 발표 후 2년이 지나가지만 미국·유럽간학회도 2009년 가이드라인 발표 후 대동소이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학술적으로는 최신의 내용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011년 가이드라인에서도 만성 B형간염의 자연경과, 진단기준에서 큰 변화는 없다. 단 예방에 대한 권고사항을 제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 급성 B형간염, 간이식, 항암화학요법 또는 면역억제치료, 신부전, 중복감염(C·D형감염, HIV), 임신, 소아 등 환자의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환자 중심의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가이드라인 발표 당시 우리나라 보험기준과 차이점이 난다는 지적들이 있었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올해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보험제도에 무게중심을 두고 만성 B형간염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자연경과
만 성 B형간염의 자연경과는 면역관용기, 면역제거기(HBeAg 양성 간염), 비활성 B형간염 바이러스(HBV) 보유기, HBeAg 음성 만성 간염, HBsAg 소실기로 크게 나눠진다. 이 단계는 환자에게 연속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증식과 간손상 정도에 따라 다양한 단계를 거치게 된다.

자연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성별, 연령, 가족력, 알코올 섭취, 흡연, 아플라톡신 등이 있다.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도가 3~4배 높게 나타나고, 간경변증과 간암 위험도는 40세 이상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소견을 보인다.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병, 조직 소견상 지방간이 만성 B형간염의 간섬유화 및 간암 위험인자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한편 커피는 간섬유화 및 간암 발생 억제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예방
예 방에 대한 권고사항은 별도로 정리했다. 성인과 신생아에 대한 예방접종을 강조하고, HBV 감염자의 생활습관 개선에 무게를 뒀다. 권고수준은 최고 수준인 A1이다. HBsAg 및 anti-HBs가 음성인 경우, B형간염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HBV 보유자의 산모에서 출생한 신생아는 출생 즉시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과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고했다. 또 HBV 보유자 중 A형간염 항체가 없는 이들은 A형간염 예방접종을 받고, 음주와 흡연을 피하도록 당부했다.

진단
진단기 준은 2007년 가이드라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표 1>. 이에 B형간염 환자의 초기검사에 대한 권고사항에서도 C형간염 바이러스(HCV)의 중복감염 여부확인을 위한 anti-HCV 검사만 B1으로 제시했고, 이외의 모든 검사에 대해서는 A1으로 권고하고 있다.

가 이드라인에서는 면밀한 병력 청취, 신체 검사를 필수적으로 시행하되,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동시 감염, 음주력, 약물 복용력, HBV 감염과 간세포암종 가족력에 중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A1). 또 혈액검사를 통해 총 핼액량(complete blood count), AST/ALT, 알카라인 프로스파타아제(ALP), gamma glutamyltranspeptidase (GGT), 비리루빈 알부민, 크레아티닌, 프로트롬빈 시간 등을 평가하도록 했다(A1).

HBV 증식 표지자인 HBeAg/anti-HBe, 혈청 HBV DNA 정량검사를 시행하고(A1), 혈청 HBV DNA 정량검사법으로는 real-time PCR을 추천했다. 50세 이하의 환자에서는 A형간염 항체검사(IgG anti-HAV)를 시행하고(A1), 간세포암종 선별검사로는 복부 초음파검사,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권고했다(A1).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송병철 교수는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세계가정의학회(WONCA) 연례학술대회에서 “크레아티닌은 항바이러스제 및 조영제 사용, 간질환 중증도 평가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 성 B형간염의 치료목표는 B형간염 바이러스(HBV) 증식 억제을 통한 염증 완화, 그리고 섬유화, 간경변증, 간암 발생 예방이다. 궁극적으로 사망률을 개선시키고 생존률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A1). 이에 만성 B형간염의 이상적인 치료목표는 HBsAg 혈청 소실이고, 이를 위해 HBV DNA 미검출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다(B1).

HBeAg의 상태로 분류했을 때는 HBeAg 양성 환자는 정상 ALT, HBV DNA 미검출과 HBsAg 및 HBeAg의 혈청소실 혹은 전환이고, HBeAg 음성 환자에서는 정상 ALT, HBV DNA 미검출과 HBsAg 혈청소실 혹은 전환이 최종 치료 목표가 된다(B1).

치료전략
2011 년 업데이트에서는 초치료 약물로 엔테카비르, 테노포비어, 페그인터페론 중 하나를 단독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A1). 이는 HBeAg 양성, 음성 모두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이 외의 항바이러스제들은 치료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투려를 고려할 수 있고, 치료반응에 따라 지속적인 사용 또는 변경을 결정하도록 했다(B2). 하지만 초치료 환자의 병용요법에 대해서는 효과를 입증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권장하지 않았다(B1).

이와 함께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들에게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므로 치료효과, 부작용 및 내성발현율 등을 고려한 치료약물을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B1).

한편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 인터페론·페그인터페론 치료는 간부전 위험성이 있어 금기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A1).



치료약물

◆ 라미부딘
라 미부딘은 만성 B형간염과 간경변증 환자에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고 생화학 및 조직소견을 호전시키지만, 연 15~20%의 높은 빈도로 내성이 발생하고 치료기간이 길수록 내성 발생율도 높아진다. 내성이 생기면 기존의 치료효과는 상쇄되고, 내성을 치료하기 위한 다른 약제에 대한 내성발현을 앞당기게 된다. 이에 HBV 치료효과와 내성으로 인한 불이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텔비부딘
텔 비부딘은 항바이러스 효과가 라미부딘보다 강력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항바이러스제다. 내성 발현율은 라미부딘보다는 낮지만, 이 역시 장기간 치료 시 문제가 된다. 단 텔비부딘 투여 전 낮은 HBV DNA (HBeAg 양성은 109승 copies/mL 미만, HBeAg 음성은 107승 copies/mL 미만), ALT의 정상 상한치 2배 이상, 치료 24주 째 혈청 HBV DNA 억제 정도에 따라 내성발현 및 HBV DNA PCR 음성이 예측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대상을 선택하면 장기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텔비부딘은 임산부 투여안전성 등급 B로서 산모에서 항바이러스 요법이 필요한 경우 테노포비어와 더불어 우선적으로 선택될 수 있다.

◆ 클레부딘
클 레부딘은 체내·체외(in vivo·in vitro) 임상에서 강력하게 HBV 증식을 억제하고, 억제력이 장기간 유지되는 효과를 보였다. 약제 중단 후에도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내성 발생률, 근병증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대규모 장기적 전향적 임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 아데포비어
아데포비어는 초치료 환자에서 라미부딘에 비해 내성이 적었지만, 항바이러스 효과가 강력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타약제 내성 바이러스에 대한 구원치료제로 다른 약제와의 병용치료에 효과적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단 대상성·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단일 초치료와 병용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엔테카비르
엔테카비르는 배양액에서 야생형 및 라미부딘 내성 바이러스에 대해 라미부딘이나 아데포비어보다 약 100~300배 이상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였다. 초치료 환자에서는 장기간에 걸친 조직 소견의 호전 및 항바이러스 효과가 우수하고, 내성발현율도 낮다. 하지만 라미부딘 내성 환자에서는 초치료 환자 대비 치료반응률이 낮았고, 내성 발현 빈도도 높았다.

단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 이외의 다른 항바이러스제와 엔테카비르를 비교한 연구는 없고, 적정 치료 기간에 대한 자료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 테노포비어
테 노포비어는 만성 B형간염뿐만 아니라 HIV 감염 치료제로 인정된 경구용 제제다. 아데포비어와 유사한 구조와 비슷한 작용 구조를 가지만 효과는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HBeAg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임상에서 치료 48주째 평가결과 HBV DNA가 400 copies/mL 미만으로 감소한 비율은 테노포비어군 76%, 아데포비어군 13%로 나타났다. 또 두 군에게 추가로 48주간 테노포비어를 투여했을 때 양군의 바이러스 반응율은 78%로 지속성도 보였다. 이는 HBeAg 음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임상에서도 동일했다.

◆ 페그인터페론
페그인터페론 알파(pegylated interferon α)는 기존 인터페론 알파에 비해 투여 횟수가 주 1회로 감소했고, 치료효과는 기존의 인터페론 알파에 비해 높아졌다. 현재 만성 B형간염의 치료제로는 페그인터페론 알파 2a와 페그인터페론 알파 2b 두 종류가 사용되고 있다.


만 성 B형간염 치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내성치료다. 이에 2011년 가이드라인에서는 항바이러스 내성의 유전자형 내성이 확인되면 치료를 시행하고(A1), 추가 내성 발생을 막기 위해 연속적인 단일 약제 처방을 피하도로록 권고했다. 또 교차내성 발생 예방차원에서 라미부딘, 텔비부딘, 클레부딘, 엔테카비르 등 뉴클레오사이드 약물 중 하나와 뉴클레오타이드 약제인 아데포비어, 테노포비어 중 하나를 병용 투여하도록 했다(A1).

약제별 내성치료

◆ 라미부딘·텔비부딘·클레부딘
가 이드라인에서는 우선 라미부딘 내성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라미부딘 내성 발생 시 추가약물로는 아데포비어(A1), 테노포비어(B1)를 권고했다. 또 아데포비어와 테노포비어 외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도 추가투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C1).

테노포비어 단독요법으로도 대체할 수 있다는 권고사항을 제시했지만, 근거수준과 권고강도에서는 한 발 물러난 위치다(B2). 간기능이 양호한 환자의 경우에는 라미부딘을 중단하고 페그인터페론 투여도 고려할 수 있다(B2). 한편 텔비부딘과 클레부딘 내성이 발생했을 때도 라미부딘과 같은 권고사항을 적용하도록 했다(C1).

◆ 아데포비어·엔테카비르·테노포비어
아데포비어 내성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눠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라미부딘에 내성을 보여 아데포비어를 추가투여한 경우 아데포비어를 중단하고 테노포비어와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인 라미부딘이나 엔테카비어(1mg)를 병용하거나(B1), 아데포비어에 엔테카비어 1mg 추가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B2)고 권고했다.

초치료로 아데포비어를 사용했던 경우에는 라미부딘 내성에 추가투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데포비어를 중단하고 테노포비어와 라미부딘 또는 엔테카비르를 병용투여 하도록 했다(B1). 이와 함께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 추가투여도 고려할 수 있는데, rtA181T 변이가 있다면 엔테카비르를 우선적 병용전략으로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C1).

엔테카비르 내성에는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인 아데포비어나 테노포비어 추가전략을 권고했다(B1). 한편 테노포비어 내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항바이러스제 내성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약물 내성 치료전략과 함께 내성의 예방, 관찰치료에 대한 전반적인 원칙도 당부하고 있다.
항 바이러스제 내성 발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상 ALT 수치를 보이고 가족력이 없는 환자에 대한 불필요한 치료를 피하고, 치료약물을 결정할 때 항바이러스 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내성이 적은 약물로 시작하도록 했다. 또 치료기간 중 반응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치료전략을 수정하는 것도 고려사항에 포함시켰다.

내성관찰은 항바이러스 반응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높은 방법으로 시행하고, 바이러스 돌파가 발생했을 때 환자의 순응도도 반드시 확인할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구제치료는 항바이러스 내성 검사 결과에 따라 시행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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