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발표앞두고 의료계 핫 이슈

DPP-4 억제제와 심혈관의 상관관계를 풀어줄 판도라의 상자가 조만간 유럽심장학회(ESC)에서 열린다. 사안이 사인인 만큼 내분비, 순환기분야 전문가들은 결과를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 발표되는 연구는 모두 두 개. 한가지는 최근 허가를 획득한 알로글립틴에 대한 "EXAMINE" 연구와 또다른 하나는 삭사글립틴에 대한 연구 "SAVOR TIMI 53"이다. 양 연구 모두 당뇨약의 심혈관 위험성을 검증한 연구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먼저 EXAMINE 연구는 단일 또는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5384명의 제 2형 당뇨병환자들에게 알로글립틴과 위약을 비교했다. 당화혈색소(A1C)는 7.0~11%로 다양하다. 한국을 포함 전세계 41개국이 참여했으며 평균 관찰기간은 4.75년이다. 연구의 1차 종료점으로는 주요 심혈관 사건(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발생하는 첫 시점이다.

또 SAVOR TIME 53 연구는 당화혈색소 6.5% 이상인 제2형 당뇨병환자 1만6492명을 대상으로 삭사글립틴과 위약간을 비교했다. 관찰기간은 4년으로 미국 등 28개 국가가 참여했다. 한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1차 종료점은 EXAMINE 연구와 마찬가지로 주요 심혈관 사건이 발생하는 첫 시간을 평가했다.

두 연구 결과는 현지시간으로 9월 2일 오전 최신임상연구(Hot Line III: Late Breaking Trials on Risk factors and Diabetes) 코너를 통해 공개된다. 전문가들은 두개의 당뇨약 연구가 발표된다는 점에서 서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꼽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 연구가 유사하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차이점도 있다. 일단 두 연구는 모두 고위험 심혈관 환자가 포함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MINE 연구는 관상동맥증후군(ACS)라는 구체적인 질병을 가진 환자가, SAVOR 연구서는 다중 위험요인이 있는 고위험 심혈관 질환자로 다수 포함됐다.

다른 점은 SAVOR 연구에서는 40세 이상환자를 대상으로 했고 EXAMINE 연구는 18세 이상으로 선정했다. 참여수는 SAVOR연구가 약 3배 이상 많다. 그외 위약대조, 멀티센터, 이중맹검 등의 기준은 같다.

이처럼 같은듯 다른 두 연구가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틱한 결과를 기대하는 연구자들은 많지 않지 않다.

일단 당뇨약이 심혈관 질환을 낮추는 직접적인 치료제가 아니라는 점과 고위험 환자가 포함됐다는 점에서도 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세의대 차봉수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당뇨약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해도 심혈관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뛰어넘는 결과는 얻기 힘들 것"이라면서 "심혈관 사건을 증가시키지 않는 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점에 힘을 얻어 BMS제약과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19일에 삭사글립틴은 위약대비 심혈관 사건을 높이지 않는것으로 나왔다며 SAVER 연구의 탑라인(TOP-Line)을 미리 공개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세부 분석을 통해 의미를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세종병원 김종화 교수(내분비내과)는 "당뇨병은 어느 한 기전의 이상으로 생기는 단순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한 결론보다는 환자별 또는 위험군별 분석을 통한 재분석에 의미를 둬야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당뇨환자의 맞춤형 치료에 한단계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인만큼 제약사들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 다국적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알로글립틴은 출시전 제품이라는 점에서, 삭사글립틴은이미 시판되고 있는 DPP-4 억제제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에 따라 제품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떤 평가가 나올지 벌써부터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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