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카지노에 금연법을 적용하자 구급차 요청 건수가 20%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콜로라도주는 금연법이 엄격한 지역으로 2006년 7월 1일부터 식당과 술집은 물론 모든 직장과 공공 장소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고, 2008년 1월 1일부터는 적용 대상을 카지노까지 확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대 Stanton Glantz 교수와 길핀구급수송부서 Erin Gibbs 부국장은 200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콜로라도주 길핀 카운티 내에서 발생한 구급차 요청 기록을 분석, 최근 Circulation에 발표했다. 길핀 카운티는 콜로라도주에서 카지노가 가장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총 26개가 있다.

연구 기간 동안 길핀 카운티에서 구급차 요청은 총 1만6636건이었고, 이 중 카지노에서 걸려온 것은 1만105건이었다. 분석 결과 2006년 법 시행으로 카지노를 제외한 다른 장소에서 구급차 요청이 22.8% 줄었으며, 카지노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카지노에 금연법이 적용되면서 카지노에서도 구급차 요청이 19.1% 줄었고, 이미 법이 시행되고 있던 다른 장소에서의 요청 건수에는 변화가 없었다. 또 카지노 영업시간 연장은 구급차 요청을 33.1% 증가시켰지만 카지노 외 장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카지노를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응급 처치를 요하는 환자가 더 늘어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그러나 2013년 4월 기준으로 현재 도박장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한 곳은 미국 19개 주와 푸에르토리코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연법 시행이 급성 심근경색(MI)과 기타 심장 사건, 뇌졸중, 천식, 기타 호흡기 사건 등으로 인한 입원을 줄인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이미 나와있다. 더 강력한 정책이 더 큰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카지노를 금연 구역으로 하면 의학적 응급 상황을 예방할뿐 아니라 주 정부의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금연법이 어떻게 구급차 요청 건수를 줄였을까?

Glantz 교수는 부분적으로는 간접흡연 노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봤다. 그는 "간접적으로 담배 연기를 흡입하더라도 혈전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혈전이 동맥을 막아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카지노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동안 자신의 혈액, 혈관에 미치는 즉각적인 독성 효과를 피할 수 있고, 일부는 이로 인해 금연하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개 카지노는 금연 구역에서 제외되는데 이로 인해 근로자나 방문한 고객이 간접흡연의 부작용으로 심장마비나 뇌졸중, 천식 발작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정책 입안가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카지노를 금연법 적용 예외 구역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비록 이번 연구에서 구급차 요청 결과나 자세한 환자 정보 등은 분석되지 않았으나 Glantz 교수는 "심질환이 있는 사람은 되도록 가족들이 가정 내에서 금연하도록 하고, 카지노처럼 간접흡연 위험이 높은 장소는 되도록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미국심장협회(AHA) Nancy Brown CEO는 "AHA는 몇십년 전부터 실내와 작업장에서의 금연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면서 "더 많은 주와 도시에서 카지노를 포함한 모든 공공장소에서의 금연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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