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비율·수익률 정체...환자 줄면 성장동력은 있나?
























10년이 흐르도록 병원의 수익성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가는 제한되지만 오히려 필요 인력은 늘어나고 그만큼 비용을 줄여도 의료원가율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수와 평균 진료비가 그나마 수익성을 개선하는 요소지만, 자기자본비율에 취약해 환자수가 감소하면 줄도산하는 병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일반병원, 정신병원, 전염성병원, 한방병원, 치과병원 등) 2800여개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하고, 조사대상 병원 중 650개 병원의 자료를 수집했다. 그 중 활용 가능한 600개 병원의 자료를 분석한 다음 특수병원을 제외한 562개 일반병원(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을 중심으로 2011년도의 주요 경영지표 분석결과를 요약 발표했다.

이에 본지는 최초 분석년도인 2002년과 10년이 흐른 분석 최종년도인 2011년도의 병원 규모별 수치 변화를 집중 비교했다. 수가인상률은 2001년 7.08% 인상에 이어 2002년 2.9%의 인하를 보인 이후 매년 소폭 상승해 2003∼2011년까지 연평균 2.47% 이었다.

자기자본비율 2002년 37.1→2011년 37.4% 고작 3% 증가
의료수익 순이익률 2002년 0.3%→2011년 3.0% 2.7% 증가...그나마 전문병원이 견인
의료사업수익 대 의료원가율 2002년 96.8% →2011년 97.6 오히려 0.8% 증가


우선 재무구조의 건실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자기자본비율(자기자본/총자본×100)은 37.4%로 10년전 37.1%에 비해 겨우 0.3%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아직 우리나라 병원의 전반적인 재무구조는 타 산업(제조업 2011년 자기자본비율 47.8%)에 비해 여전히 취약한 것을 알 수 있다.

자기자본비율이 규모에 따라서는 거의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160병상 미만의 종합병원과 100병상 미만의 병원에서 각각 8.7%, 7.6% 증가했다. 공동개원이나 투자 등으로 자기자본 비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급종합병원은 퇴직충당금을 더 쌓아둬야 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비율이 오히려 줄었다.

의료수익 순이익률(입원수익, 외래수익, 기타의료수익 합산 후 법인세 차감) 전체 평균은 0.3%에서 3.0%으로 다소 개선됐다. 그러나 상급종합병원이 여전히 -0.6%을 기록하고 있고 160병상 미만의 종합병원도 -2.6%에 머물러 있어 의료수익 자체로는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

전문병원의 성장 등으로 인해 그나마 100병상 미만 병원급에서는 10년 전에 비해 4.7% 상승한 10.4%의 순이익률을 기록했다. 여기서 평균치를 올릴 따름이었다.

100병상당 일평균 외래환자수는 골고루 늘었다. 전체 평균 57명이 늘어난 250.2명을 기록한 가운데, 160병상 미만의 종합병원에서 가장 많은 증가치를 보였다. 기본적으로 환자가 늘어난 취지도 있지만 일부 의원급 환자를 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100병상당 일평균 입원환자수도 10년 전에 비해 17.5명이 늘어 87.5명을 기록했다. 상급종합병원보다 종합병원에서 더 많이 늘었고, 100병상 미만 병원급에서는 입원환자수가 무려 30.9명 늘었다. 전문병원이 입원환자를 어느 정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외래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는 3만 4460원에서 6만 9314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오히려 300병상 이상에서는 진료비 상승폭이 주춤했으며, 외래는 100병상 미만 병원급에서 2.4배 가량 늘어나면서 가장 상승폭이 높았다.

입원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 역시 10년 전 13만 1024원에서 25만 7817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규모가 줄어들수록 진료비는 줄어들었다. 병원급에서는 아예 2만원 가량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100병상 미만 병원과 160병상 미만 종합병원에서는 단기입원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100병상당 의료수익은 대체로 2배씩 늘었다. 160병상 미만에서 수익성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이며, 100병상 미만의 병원에서는 의료수익 개선 폭이 주춤했다.

의료사업 수익 대 의료원가율은 10년전에 비해 오히려 상승하면서 열악한 수익구조를 보여줬다. 2002년 96.8%에서 97.6%로 0.8% 올랐다. 상급종합병원과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는 원가율을 줄였으나 나머지는 모두 상승했다.

인건비 비중도 덩달아 상승했다. 특히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외에는 모두 인건비 부담이 가중됐으며, 160병상 미만의 종합병원에서 특히 극심했다. 병원은 160병상 이상 운영해야 수익이 난다는 통념을 입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00병상 당 인력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10년 전에 비해 24.2명, 상급종합병원에서 무려 50.8명 늘었고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도 28.2명 늘었다. 160병상 미만에서는 무려 39.4명이 늘어나 간호등급제 실시 이후 실제로 인건비가 상당한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병상 미만의 병원에서는 인력을 줄였는데, 요양병원 등이 포함돼있고 단기입원병동을 늘린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인건비 투자효율(부가가치/인건비×100)은 오히려 10년 전보다 떨어졌다. 인력을 줄이거나 인건비를 줄인 것으로 보이는 160병상 미만 종합병원과 병원급에서만 소폭 올렸다.

이번 수치에 대해 한 병원장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게 없다는 사실에 대해 개탄스럽다. 물가상승률보다 정체된 수가인상률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며 "현재는 대체로 규모와 병상수를 키우면서 박리다매하는 형태 또는 전문병원을 통한 빠른 병상회전율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것도 치열한 경쟁 속에 한계로 보인다. 환자가 없다면 병원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며, 아예 병원을 닫고 의료 외 부대수익을 찾아야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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