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국(EMA)이 최근 제기된 인크레틴 기반 치료전략의 췌장암 위험도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췌장염의 경우 이미 제품 라벨에 명시돼 있고, 잠재적인 췌장암 위험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인크레틴 기반 치료전략의 안전성 문제는 지난 3월 캘리포니아대학 Peter Butler 교수가 Diabetes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제기됐다. 연구에서는 인크레틴 치료를 받은 환자의 장기를 기증받은 이들의 췌장병변에서 비정상적인 변화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에는 BMJ에 Butler 교수의 연구를 추가 분석한 연구도 발표됐다.

하지만 EMA는 Butler 교수의 연구에 대해서 소규모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고, 췌장 조직 샘플을 당뇨병 유무에 상관없이 수집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연구 자체에 방법론적 한계점이 있고 연령, 성별, 유병기간, 치료병력 등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점, 그리고 다른 임상시험들에서 췌장암 위험도 증가가 없었다는 점 등 제한점도 언급했다.

미국에서도 미국 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가 2일동안 수십명의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인크레틴 치료전략과 췌장암 위험도 간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적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EMA는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의 안전성 문제를 장기간 관찰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인크레틴 제제들이 베타 세포를 자극하고 알파 세포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에 췌장에 미치는 장기간 영향에 대해서는 불명확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들의 임상시험에서 췌장염은 소규모로 보고됐지만, 유해반응 보고시스템을 통해서 상당수의 사례가 접수된만큼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당뇨병학회(ADA), 미국내분비학회 등은 제약사들에게 투명한 자료의 제공을 요구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일선 의사들은 인크레틴 기반 치료전략의 잠재적인 부작용과 췌장염 등 췌장 관련 증상, 위험대비 혜택과 위험요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승인받은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 중 GLP-1 작용제는 엑세나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릭시세나타이드가 있고 DPP-4 억제제에는 시타글립틴, 삭사글립틴, 리나글립틴, 빌다글립틴 등이 있다.

한편 EMA는 새로운 DPP-4 억제제인 알로글립틴(제품명 비피디아)과 알로글립틴+메트포르민(제품명 비프도멧), 알로글립틴+피오글리타존(제품명 인크레싱크) 제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 약물들은 성인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들 3개 제제는 미국에서는 지난 1월부터 각각 네시나, 카자노, 오세니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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