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F?AHA 가이드라인, 심부전 환자 1차 치료약물로 거듭 강조

Barron 박사팀의 메타분석 연구가 시선을 끄는 것은 심부전 환자, 특히 박출량이 감소된 심부전 환자(HFrEF)에서 베타 차단제가 1차 약물로 권고되고 있음에도 처방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경희의대 김 원 교수(경희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베타 차단제가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입증됐지만, 임상에서는 적극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고, 대규모 연구에서도 위약군 대비 부작용으로 인한 복용 중단률이 동등하거나 그 이하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서울의대 서정원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도 한 연수강좌에서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 감소에 대한 명백한 근거가 있음에도 임상에서 매우 적은 빈도로 사용되고 있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노인환자에서 그런 경향이 심하다"고 밝힌 바 있다.

[2013 ACCF•AHA 가이드라인]

ACE 억제제와 1차 치료제로 권고

심부전 환자 치료전략에서 베타 차단제의 효과는 미국심장학회재단(ACCF)/미국심장협회(AHA)가 지난 6월 발표한 심부전 관리 가이드라인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 ACCF/AHA 가이드라인에서도 지난해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과 마찬가지로 베타 차단제를 ACE 억제제와 함께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그림>.

베타 차단제는 수축기 심부전으로도 불리는 박출량이 40% 이하로 감소된 심부전(HFrEF)에 대한 치료전략으로 권고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부전 위험도 관리를 위한 위험요소 및 동반질환 관리를 우선 강조했고, 이후 약물 치료를 시행하도록 했다.

베타 차단제는 ACE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심근경색(MI)이나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ACS) 병력이 있는 환자가 박출량이 감소됐을 때 유증상 심부전 예방과 사망률 감소를 위해 투여한다(Class Ⅰ). 또 MI 병력이 없어도 박출량이 감소된 모든 환자들에게 유증상 심부전 예방을 위해 투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Class Ⅰ).

단 MI, ACS 병력환자에 대한 권고사항의 근거수준은 B, 무병력자 권고사항의 근거수준은 C로 ACE 억제제보다 낮다(근거수준 A). ARB 제제는 ACE 억제제를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의 대체 약물로 이름을 올렸다.

장기간 투여시 증상 완화 기대

HFrEF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베타 차단제는 비소프롤롤, 카르베디올롤, 메토프롤롤 써씨네이트(succinate)로 각각 CIBIS Ⅱ, COPERNICUS, MERIT-HF 연구를 통해 사망률을 20~35%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에서는 장기간 투여했을 때 심부전 증상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환자의 임상적 예후, 삶의 질, 사망 및 입원위험도 등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이드라인에서는 베타 차단제가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성별, 인종 등의 요소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효과를 보이고, 이미 ACE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서도 유의한 혜택을 보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ESC가 지난해 가이드라인에서 ACE 억제제와 베타 차단제의 병용전략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베타 차단제 치료를 시작하기 전 고용량 ACE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저용량 ACE 억제제를 투여받고 있는 환자들은 ACE 억제제 증량보다 베타 차단제 추가 투여를 통해 증상과 사망 위험도에 대한 추가적인 혜택을 얻도록 했다.

한편 ACCF/AHA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비소프롤롤, 메토프롤롤 써씨네이트는 선택적 베타-1 수용체 차단 기전이고, 카르베디올롤은 알파-1, 베타-1, 베타-2 수용체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이들 약물을 클래스 효과의 범주에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외 베타 차단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부신돌롤은 환자군별로 일정하지 않은 효과를 보였고, 단기작용 메토프롤롤 타르트레이트(tartrate)는 임상시험에서 그리 높지 않은 효과를 보였으며, 네비볼롤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과 심혈관 입원 평가에서 중간 정도의 위험도 감소를 보였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사망 위험도 감소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체액 저류 환자, 이뇨제와 같이 투여

가이드라인에서는 베타 차단제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크게 △체액 저류와 심부전의 악화 △피로감 △서맥 또는 심장차단 △저혈압이다. 체액 저류와 심부전의 악화는 보통 치료 중단의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단 체액 저류 증상이 있거나 병력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이뇨제 없이 베타 차단제를 투여하지 않는다. 이뇨제는 염분과 체액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고, 베타 차단제 최초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체액 저류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심박이 느려지는 증상과 심장 전도는 일반적으로 무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별도의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어지럼증이나 몽롱함이 동반되는 서맥이나 2~3단계 심장차단이 발생할 경우 용량을 줄이도록 권했다. 저혈압에 대해서는 ACE 억제제와의 병용으로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고, 저혈압 증상은 이뇨제 용량을 줄이도록 했다. 이와 함께 다른 저관류 증상이 저혈압과 동반될 경우 베타 차단제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피로감은 가장 명확하게 입증된 증상으로, 베타 차단제와 관련된 피로가 나타날 경우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과다이뇨 등 피로감의 다른 원인들도 고려해 봐야한다.


ACCF/AHA 가이드라인 권고사항
Class Ⅰ

▲ 심근경색(MI)이나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ACS) 병력이 있는 환자가 박출량이 감소됐을 때는 유증상 심부전 예방과 사망률 감소를 위해 ACE 억제제를 투여한다. ACE 억제제를 투여하지 못할 경우 ARB 제제를 투여한다(근거수준 A).

▲ 베타 차단제도 MI 또는 ACS 병력자 중 박출량이 감소된 환자들의 사망 예방을 위해 투여할 수 있다(근거수준 B).

▲ 동 환자군에 대한 유증상 심부전 및 심혈관 사건 예방을 위해서는 스타틴을 투여해야 한다(근거수준 A).

▲ MI나 ACS 병력이 없는 구조적 심근 이상 환자들의 고혈압은 유증상 심부전 예방을 위해 관리해야 한다(근거수준 A).

▲ ACE 억제제는 MI 병력이 없어도 박출량이 감소된 모든 환자들의 유증상 심부전 예방을 위해 투여해야 한다(근거수준 A).

▲ 베타 차단제도 MI 병력이 없어도 박출량이 감소된 모든 환자들의 유증상 심부전 예방을 위해 투여해야 한다(근거수준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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