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경과 관찰 기준 보완

국내 전립선암 환자의 새로운 진료기준이 제시됐다.

연세의대 이동훈·정병하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는 초기 전립선암 환자에 대한 즉각적인 수술 대신 정기적인 검사와 약물처방을 통해 병의 진행을 살피는 한국형 적극적 경과 관찰(Active Surveillance) 선별기준을 연구, 최근 The Journal of Urology에 발표했다.

이 교수는 "전립선 주변으로는 배뇨와 배변 및 성기능을 관장하는 신경조직이 매우 가까이 밀집돼 있어 수술 시 이들 신경 손상에 따른 기능장애 위험성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면서 "초기 전립선암 환자에서는 적극적인 경과 관찰을 통한 수술환자 선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진료지침에서는 적극적 경과 관찰 기준으로 △혈액 내 전립선특이항원(PSA) 농도 10ng/ml 이하 △전립선특이항원밀도(PSAD) 점수 0.2점 이하 △글리슨 등급 6 이하 △조직검사 12개 중 암으로 판명된 전립선 조직이 개수 2개 이하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확도가 낮아 한국인 환자에서는 즉각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함에도 경과 관찰을 하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높았다.

이 교수팀은 국제 기준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2006년부터 2012년까지 근치적 전립선암 절제술을 받은 환자 376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사 환자군 전체가 국제 기준 상 적극적 경과 관찰군으로 분류됐지만 실제 수술 시 나온 암 조직 검사를 통한 병리진단 결과 약 50%만이 적극적 경과 관찰이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상자 중 확산 강조영상(DW MRI)을 촬영했던 188명을 전립선암 의심 부위의 길이 1cm(종양 용적 0.5cc에 해당) 기준으로 재분류한 뒤 적극적 경과 관찰 기준을 다시 적용하자 선별 정확성이 약 77%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 교수는 "국내 초기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기존 국제 기준에 DW MRI 진단에 따른 기준을 더한다면 매우 효율적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를 통해 치료비 경감 및 수술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인데 적극적 경과 관찰을 선택해 적절한 치료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며 선별기준을 철저히 적용하고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규칙적으로 전립선 암 경과관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기준들이 완벽한 절대 기준인 아니만큼 경과 관찰 도중 조금이라도 기준에 벗어날 경우 바로 다른 치료계획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DW MRI검사를 정확히 판독할 수 있는 영상의학과와 병리학 의료진 그리고 마지막으로 임상적인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비뇨기과 의료진에 의한 선별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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