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나이드(TTA) 비강 스프레이제를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성장기 소아 청소년에서 위험을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비처방약자문위원회는 지난달 31일 10명 찬성, 6명 반대, 2명 기권으로 TTA 비강 스프레이제를 같은 적응증으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도록 권고 결정을 내렸다. TTA 비강 스프레이제는 현재 계절성 및 지속성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와 고초열(hay fever) 과 기타 호흡기 알레르기의 일시적 완화제로 2세 이상에서 사용하도록 허가돼 있다.

만약 FDA가 자문위의 권고를 받아들이게 되면 TTA는 일반의약품 중 최초의 비강내 스테로이드제가 된다. 현재 미국에서 알레르기 치료제로 사용 가능한 OTC 제품은 항히스타민제와 충혈 제거제, 비만세포 안정제 등으로 스테로이드제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편이고 적응증도 TTA와 다르다.

이미 전문의약품으로 사용되는 만큼 TTA의 효능은 자문위에서 주요 의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반대표를 던진 위원들은 이 약이 성장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고, 이미 천식 또는 염증 치료를 위해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나 감기 환자 등에서 부적절하게 사용 시 다양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간 사용 시 효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과 소비자들이 안전성 문구를 모두 읽어보지 않을 가능성,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을 가능성도 우려됐다.

제조사인 사노피아벤티스는 FDA 안전성 자료로 2000년 4월부터 2012년 3월까지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1389명, 2~11세 소아 575명을 대상으로 한 시판 후 임상 자료를 제출했다. 그 외 관련 연구에서도 TTA는 위약 대비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고 2~5세 유아, 6~12세 소아에서 안전성 차이도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TTA를 사용한 3~9세 소아를 1년간 관찰한 연구에서 대상자들의 평균 성장률이 연간 5.65cm로 위약군 6.09cm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수치였다.

자문위에서 찬성 표를 던진 미국 듀크대 Judith Kramer 교수는 "12세 미만 소아에서는 성장 문제가 우려되므로 의사와의 상의 없이 1개월 이상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표를 던진 Richard Neill 박사(펜장로회메디컬센터 가정의학과)는 "우려를 종식시킬만한 자료가 부족하고 성장 문제에 대한 정보도 없기 때문에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권 의사를 표명했던 보스톤의대 Michael Paasche-Orlow 교수는 "성인을 위해서는 일반약 전환에 찬성이지만 소아 청소년에게서는 반대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찬반 의사를 밝히기 어려웠다"면서 "성장 속도 차이의 의미나 그 메커니즘을 모르는 만큼 모니터링되지 않은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에모리대 Ruth Parker 교수는 "일반의약품으로의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한편 TTA는 전세계적으로 11개 국가에서 TTA를 일반의약품으로 허가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18세 이상, 뉴질랜드는 6세 이상이면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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