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인력난에 '보호자 없는 병원(포괄 간호시스템)' 시범사업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일부 의료기관들이 간호인력을 채우지 못해 7월부터 시작된 시범사업에 참여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진 영 복지부장관이 상급종합병원으로는 유일하게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는 인하대병원을 방문해 보호자 없는 선진 입원시스템을 강조했지만, 의료현장에서의 간호인력난을 감안하지 않은채 간호인력이 필요한 사업을 또 진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선정된 기관은 서울의료원(100병상), 삼육서울병원(154병상), 목동힘찬병원(109병상), 인하대병원(192병상), 온종합병원(127병상), 건보일산병원(170병상), 세종병원(143병상), 윌슨기념병원(66병상), 청주의료원(42병상), 안동의료원(112병상), 좋은삼선병원(129병상), 목포중앙병원(60병상), 순천한국병원(57병상) 등 13곳. 이 가운데 25일 현재 청주의료원, 안동의료원은 사업 시작을 못하고 있다.

안동의료원은 112 병상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13병상만으로 우선 시범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시기도 7월1일에서 8월1일로 한달 뒤늦게 시작하게 된다. 간호인력을 확보하지 못한게 이유다.

청주의료원은 "15명 간호인력 채용 공고를 두차례 냈지만 6명만 채용할 수 있었다”며, "다음달 중순경에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청주의료원은 병상수를 조정해 일단 시행한후 인력이 충원되는 대로 병상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42병상을 대상으로 '보호자없는 병원'을 운영하려 했지만 인력 충원이 안돼 21병상만 먼저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

삼육서울병원의 경우 지난 15일 시범사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간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열흘 가량 연기해 오늘(25일) 현판식을 갖고 사업에 착수했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기관으로 15개 의료기관을 계획했으나 이달중엔 13곳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히고 “몇몇 기관은 간호인력 수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사업 대상 기관에 선정되기 위한 간호인력 기준은 상급종합병원 2등급 이상, 종합병원 이하는 3등급 이상이 돼야 한다.

이들 병원에는 시설개선비 명목으로 1병상당 100만원(현재 지급된 금액은 50%)의 지원금이 제공된다.

한편 병원계는 '보호자없는 병원' 정책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탄력적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나춘균 병협 대변인(보험위원장)은 "모든 환자가 간병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병원을 대상으로한 정책보다는 간병이 필요한 병상 또는 별도 공간을 두어 효율적으로 운영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24시간 계속근무 대신 3교대를 하도록 하거나, 경력과 미경력자에 대한 효율적 업무 분배 등은 일거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숭 ㅣ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백성길 중소병원협회 회장은 24일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이 제도화되면 '간호등급제' 처럼 중소병원 간호인력난을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며, "복지부가 건보재정과 의료현실을 감안해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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