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206억·경북대 90억·동아대 184억·부산대 220억
지방 상급종합병원들도 고유목적 사업준비금 전입


지방 상급종합병원들의 지난해 수익 성적표는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대구, 부산권에서는 수십억에서 수백억대의 수익을 기록했고, 충청, 전라권에서는 대체로 저조했다.

본지는 빅5병원, 수도권 병원에 이어 지방 상급종합병원 20곳 중 충청권 3, 전라권 4, 대구권 4, 부산권 4등 총 15곳의 재정상태를 살펴봤다. 사립대병원은 재단 홈페이지를 토대로, 국립대병원은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를 참고했다.

가장 수익이 좋은 곳은 부산 지역 병원이 골고루 차지했다. 발표된 당기순이익에 비영리법인의 비과세 혜택을 위한 고유목적 사업준비금 전입액을 합친 추정 당기순이익을 보면, 동아대병원 184억, 고신대복음병원 45억, 부산백병원 76억, 부산대병원(양산 포함) 98억 정도로 추산됐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들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더 많은 수치다.

대구권도 만만치 않았다. 동산병원 167억, 영남대병원 185억, 경북대병원(칠곡 포함) 70억 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충청권은 저조했다. 단국대병원은 8억 가량의 수익을 냈고, 충북대병원은 -41억을 기록했다. 반면 충남대병원은 100억 가까운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충청권 최대 강세를 보였다. 이번 세종시 내 별도 의원 설치로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라권은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원광대병원 -29억, 조선대병원 -42억, 전남대병원(화순 포함) -15억 등이다. 전북대병원만 48억 이익을 남겼다. 원광대는 38억 가량을 부속병원 전입금 명목으로 재단에 입금한 금액이 재무제표에 잡혀 있으나, 실질적인 이득은 확실치 않다.

의료수익(입원+외래+기타수익)을 병상수로 나눈 병상당 의료수익이 높은 병원은 외래환자가 많거나 검진환자가 많은 등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산백병원 2억 8970만, 부산대 2억 4133만, 경북대 2억 2897만, 단국대가 2억 7882만, 전북대가 2억 7737만으로 수익성이 높았다. 반면, 원광대 고신대 등 일부 병원은 2억원에 이르지 못하면서 큰 격차를 보였다.

이자수익, 임대료수익 등을 포함하는 의료외수익을 살펴봤을 때는 대체로 국립대병원이 높았다. 특히 경북대가 454억, 전남대 334억, 부산대 257억, 충남대 257억 등을 기록했다, 연구비 지원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단, 병원의 사업예비비 명목인 고유목적 사업준비금에서는 수익 차이만큼이나 지역적인 특징이 두드러졌다. 충청권 병원들은 대체로 준비금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나머지 병원들은 빅5, 수도권 병원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준비금을 적립하고 있었다.

고신대가 가장 적은 23억원 가량을 기록했고, 가장 높은 병원은 동산병원으로 무려 924억, 전북대 474억, 부산대 408억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전입액은 충청권은 전혀 없었고, 전라권은 지난해 실적 저조로 없었다.

대구, 부산에서는 동산병원, 영남대병원, 경북대, 동아대, 고신대, 부산대 등이 전입액을 보유했다. 특히 부산대는 -122억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고유목적 사업준비금 전입액을 무려 220억이나 납입해 실질적인 흑자를 추정 가능하게 했고, 경북대 역시 90억을 전입하면서 실제 이익은 -20억이 아닌 70억 흑자로 판이하게 달랐다.

이에 대해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지방은 먹고살만 한 병원과 힘들어지는 병원으로 양극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이 서울로 쏠리는 환자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동시에 빅5병원의 지방으로의 영역 확장과 병상수 증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당장은 수익이 나는 것으로 보여도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