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과음시, 알코올 간경변증 발생…질병으로 인식해 빠른 치료 필요

1. 늘고 있는 'ALD'·'NAFLD' 잡아라
2. 간내 염증 호전 위해선 체중 7~10% 이상 줄어야
3. 비음주자대비 사망 위험 5~30배 증가


알코올 간질환(ALD)은 지방간과 간염, 간경변증, 간세포암 등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는 질환군으로 서구권에서는 간병변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상습적으로 과음하는 사람 중 15~30%는 일생동안 알코올 간경병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반적인 생존율이나 자연 경과는 비알코올성 간경변증보다 불량하다.

알코올 간경변증 환자 중 37.6%는 1년 이내 비대상성 변화를 보고, 간세포암 발병률은 7~16%다. 진행된 간경변증에서 평균 생존기간은 1~2년에 불과하고, 5년 생존율도 23~50%이며, 사망 위험은 일반인구집단보다 적게는 5배, 많게는 30배 높다. 따라서 ALD는 하나의 질병이라는 인식과 더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단주와 절주가 치료의 기본

대표적인 ALD 위험인자는 음주량과 음주 습관이다. 대한간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순수 알코올 양을 기준으로 남성은 하루 40g, 여성은 하루 20g 이상 음주가 알코올 간손상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매일 음주하거나 폭음하는 습관도 ALD 위험을 높이므로 이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는 바이러스와 알코올의 조합이 간을 더 많이 손상시킬 수 있어 반드시 금주가 필요하다. C형간염 환자에서는 간경변증과 간세포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인터페론 치료에 대한 반응은 감소시킨다. 또 알코올은 직접적으로 숙주세포의 대사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끼치고 바이러스 유전자의 발현과 복제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B형간염 환자에서도 음주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단주와 절주는 ALD 치료의 가장 기본이자 생존에 가장 중요한 치료로 꼽힌다. 단주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정신사회치료가 필요한데, 지침에서는 약물치료로 근거 수준과 권고 등급은 낮지만 바클로펜과 아캄프로세이트를 권고하고 있다.

바클로펜은 강직 조절에 사용되는 약제로 간경변증 환자를 대상으로한 연구에서 12주 치료 시 부작용 없이 알코올 갈망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캄프로세이트는 금단과 갈망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알코올 의존 환자의 금단 이후 단주 유지에 효과적이다.

반면 날트렉손은 알코올 의존 환자에서 재발률을 낮추고 단주일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독성 간손상 가능성이 있어 ALD 환자 치료에는 적절하지 않다.

알코올 금단 증후군 치료에는 작용 시간이 긴 벤조디아제핀 사용이 권장된다. 권고문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금단이 심한 환자나 노인, 최근 두부 외상을 겪은 환자, 간부전이나 호흡부전이 나타나는 환자, 기타 심각한 내과 질환이 있거나 고도 비만인 한자에서는 작용 시간이 중간 정도인 로라제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에서는 티아민 결핍으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가 흔히 나타나므로 금단을 보인 노한자에게는 티아민을 100~300㎎/일 투여하는 것도 좋다.

지침에서는 효과적인 진료를 위해 향후 △ALD에서 날트렉손과 아캄프로세이트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 △단주치료로 바클로펜을 이용한 약물치료와 정신사회치료 병용요법의 효과에 대한 연구 △효율적인 단기개입 방안에 대한 연구 △단주를 위한 새로운 약물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펜톡시필린 감염·신부전 환자에도 투여 가능

예후가 매우 불량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증 알코올간염 환자에서는 스테로이트 치료가 권장된다. 치료 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의 전사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5개 연구를 분석 검토한 코크란 리뷰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이 생존율 향상에 도움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삐뚤림 현상이 낮은 연구만 추렸을 땐 mDF가 32점 이상이거나 간성뇌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스테로이드가 생존율을 향상시켰다. 최근 보고된 추출 자료 분석에서 28일 생존율은 스테로이드군이 84.6%로 위약군 65.1%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단 상부위장관출혈이나 신부전, 췌장염, 조절되지 않는 간염이 있는 환자에서는 통상적으로 스테로이드가 사용되지 않는다.

더불어 지침에서는 중증 알코올간염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대체 치료요법으로 펜톡시필린 400㎎을 하루 3회씩 28일간 투여하는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펜톡시필린은 감염이나 신부전이 있는 환자에도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증 알코올간염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28일 사망률은 펜톡시필린군이 24.5%로 위약군 46.1%보다 현저히 낮았다. 펜톡시필린과 스테로이드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무작위 연구에서는 펜톡시필린군의 사망률이 더 낮았다. 그러나 대상자 수가 적고 기존에 보고된 것보다 스테로이드군의 생존율이 매우 낮아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대규모 무작위 연구가 필요하다.

스테로이드와 펜톡시필린 병용요법이 각 약제의 단독치료보다 효과적인지에 대한 근거는 없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병용요법이 스테로이드 단독요법에 비해 4주, 6개월 생존율에서 더 우수하지는 않았다.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서 펜톡시필린 교체도 마찬가지다.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환자에서 펜톡시필린으로 조기에 교체했을 때와 스테로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했을 때 생존율 사이에는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다.


단주보다 더 좋은 치료제는 없어

최근 다양한 약물들이 ALD 치료제로 시도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프로필티오우라실은 간조직 소견이나 전체 혹은 간 관련 사망률을 뚜렷하게 개선시키지 못했고, 콜히친은 부작용 대비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다가불포화레시틴(PUL)은 부작용이 적지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메타독신도 임상적인 의미가 불분명해 ALD에서 권장되기 어렵고, 후속 연구가 있어야 한다.

지난달 열린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대 Ramon Bataller 교수는 ALD에서 타깃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알코올성 간독성과 같은 위독한 상태의 환자 치료와 단주가 불가능한 환자에서 질병 진행 예방, 단주에 성공한 ALD 환자에서 질병의 가역성 촉진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병리 생리학적 타깃 치료젠 개발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Bataller 교수는 초기에는 발병학적 관점에서 에탄올 신진대사와 관련된 산화스트레스와 글루타티온 감소, 메디오닌 대사 이상, 영양실조, 쿠퍼세포를 활성화 시키는 내독소 생산 등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세포 내 신호 경로, 전사 요인, 선천성 면역 영향, 케모카인, 후성적 특징, 마이크로RNA, ALD 관련 줄기세포 등 다양한 타깃이 조명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ALD 환자에서 단주보다 더 나은 치료제를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소화기내과 의사들은 반드시 좋은 심리기술을 갖춰 환자의 금주를 촉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