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개발한 '램시마'가 유럽에서 허가권고 의견이 나오면서 시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종 허가가 나올 경우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유럽 전역에서 판매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난 셈이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인체의약품위원회(CHMP)는 지난달 28일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인플렉트라 두 제품에 대해 허가를 권고한다는 의견을 냈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이 유럽 내에서 직접 판매하는 제품명이고, 인플렉트라는 유럽 파트너사인 호스피라가 판매하는 제품명이다.

특히 램시마와 인플렉트라는 EMA로부터 대조약과 같이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건선, 건선성 관절염, 소아크론병 등 모든 적응증에 대해 외삽(extrapolation)을 인정받아 6개 적응증에 대해 처방이 가능하다.

셀트리온 이기형 수석부사장은 "항체의약품의 대중화 시대를 연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한국의 제약사가 글로벌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막,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제약시장 진출에 대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관심은 유럽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데뷔다. 다행히 램시마의 성공을 점치는 요인은 많다. 시장규모가 8조원에 이른다는 점, 아직 후발주자들이 없다는 점, 가격이 오리저널 대비 70%로 저렴하다는 점, 글로벌 제약사인 호스피라와 코프로모션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매출이 75억달러(약 8조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우리나라 제약사 20여 곳의 매출을 모아야 가능한 규모다. 이러한 시장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아직 뒤쫓아 오는 경쟁품도 없어 느긋하게 판매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바이오 시밀러를 허가받기 위해서는 EMA IND 후 임상 및 허가에 4~5년 이상 소요되는데 램시마는 경쟁품이 없다. 즉 해당 기간 동안 경쟁자 없이 오리지널 제약사와 일대일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코프로모션과 정책도 시장의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은 유럽에서 항체만 전문적으로 개발 판매하는 호스피라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시장 초반 판로를 확보했다.
호스피라는 유럽에서 상위권 항체전문 및 제네릭 전문회사로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판매 시 제품을 알리는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가격정책도 있다. 현재 유럽은 심각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어 예산을 줄이고 있는데 보건의료지출도 예외는 아니다. 질 좋고 저렴한 의약품을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첫 항체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대체효과가 있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맞춰 램시마는 오리지널대비 70% 가격으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램시마는 효능은 동등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막대한 의료재정 부담에 지친 전 세계 의료계와 환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으며, 그동안 항체의약품의 혜택을 받지 못한 개발도상국 환자들에게도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밋빛 청사진과 달리 한계점도 있다. 타 제품 경쟁품 대비 안전성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레미케이드, 휴미라, 엔브렐 등 약제들은 10년 이상 장기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한 반면 램시마는 아직 없는 상태다. 항체바이오 시밀러가 첫 제품이라는 점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수 있지만 의사들 사이에서 안전성 데이터가 좀 더 쌓인 다음에 처방하겠다는 인식이 강할 경우 고전도 예상된다.

아울러 램시마의 불편한 투약방식도 넘어야할 숙제다. 투약시마다 병원에 내원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물론 오리지널도 동등하다. 이는 다른 성분의 경쟁품과 구별되는 차이점이다. 엔브렐, 휴미라 등 다른 항체의약품들은 환자가 인슐린처럼 자가 투여할 수 있도록 디바이스(장치)가 고안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휴미라와 엔브렐이 많이 팔리는 것도 이러한 기능적 차이에 기인한다.

따라서 초반에는 대체효과가 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기대만큼 판매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밖에 나라별 보험급여등재 과정도 남아있다.

해외 마케팅 경험이 많은 한 다국적 제약사 임원은 "셀트리온이 해외에서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은 것은 기쁜 일이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처럼 기업 및 적극적인 제품 활동도 해야하고 사회공헌도 많이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하며, 아울러 안전성 데이터 공유정책, 각국의 약가정책도 잘 알아야 성공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 것"리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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