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반응에 따른 B형간염 치료의 개별화와 최적의 NA요법 전략’ 강의

지난 10년간 B형간염 치료법이 크게 발전하면서 이제 대부분의 환자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HBV) DNA 수치를 미검출 수준으로 잘 감소시킬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 출시되고 있는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NA)는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내성 발현이 적어 HBV 관리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NA 사용은 치료 중 HBV DNA 수치를 지속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반면 B형간염표면항원(HBsAg) 소실은 달성하기 어렵고, 환자 중 절반 이상에서 치료 종료 후 바이러스 억제가 지속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일부 환자에서는 치료를 평생 지속해야 하는데, 이 경우 내성 위험이 높고 치료에 대한 불순응도 유발될 수 있다.

지난달 열린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캐나다 토론토대 Harry Janssen 교수와 중국 화중과학기술대 동제의학원 Qin Ning 교수가 초청연자로 참석해 ‘치료반응에 따른 B형간염 치료의 개별화와 최적의 NA요법 전략’에 대해 강의했다. 두 연자는 "환자에 따라 치료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고, 특히 페그인터페론(Peg-IFN)과 NA를 사용한 단계적 요법에 주목했다.

Janssen 교수는 "NA요법은 B형간염바이러스e항원(HBeAg)의 혈청전환 유무와 무관하게 장기간 지속할 필요가 있지만, 장기간 치료에 따르는 부담이 매우 크다"면서 "치료기간이 정해진 효과적인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젊은 환자들은 평생 동안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할 수 있고, 임신을 원하는 여성환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장기 치료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치료 순응도 문제나 병원 방문 시 소요되는 환자의 시간적·물리적 비용, 이를 감당하기 위한 의료체계의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반면 Peg-IFN요법은 치료 기간이 정해져 있고, 치료 종료 후에도 바이러스 반응이 지속된다.

Ning 교수는 "Peg-IFN은 여러 연구에서 치료 종료 후에도 HBeAg 혈청전환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것은 장기적으로 HBsAg 소실률과 임상적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은 그대로 치료 혜택만 'up'

NA와 Peg-IFN을 이용한 단계적요법에 대한 효과는 Janssen 교수가 지난해 미국간학회(AASLD)에서 발표한 ARES 연구 중간분석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대상성 간질환이 있는 HBeAg 양성(+) 환자를 무작위로 엔테카비어 단독요법 또는 엔테카비어+Peg-IFN 단계적 요법군으로 배정한 뒤 96주간 추적 관찰했다. 단독군에는 48주간 엔테카비어만 투여했고, 단계적 요법군에는 첫 24주간은 엔테카비어만, 24주 동안에는 Peg-IFN과 병용해 투여했다.

그 결과 48주째 HBeAg 소실률은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HBeAg 감소치와 HBsAg 감소치는 병용투여군이 유의하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Ning 교수는 "이것은 면역조절제가 NA요법을 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단계적 요법의 효과를 보여주는 또 다른 연구로 중국에서 진행한 다기관 개방표지 무작위 대조연구인 OSST를 들 수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엔테카비어를 사용하면서 HBV DNA 수치를 억제하고 있는 환자들에 대해 Peg-IFN α-2a요법으로 전환했을 때 HBeAg 혈청전환이나 HBsAg 소실을 유발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연구팀은 중국 전역의 7개 기관에서 환자 200명에게 9~36개월간 엔테카비어를 단독으로 투여해 HBV DNA 수치를 103copies/mL 이하, HBeAg 수치를 100PEIU/mL 이하로 감소시켰다. 그 후 대상자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고, A군은 Peg-IFN α-2a를, B군은 엔테카비어를 48주간 투여했다. 단 A군은 첫 8주간 엔테카비어를 병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48주째 HBeAg 혈청전환율은 A군 15.5%, B군 6.0%였고 HBsAg 소실률은 각각 9.3%, 0%인 것으로 나타나 Peg-IFN으로 전환한 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HBsAg 혈청전환율은 A군 4.1%, B군 0%로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A군에서 더 높았다.

Ning 교수는 "이런 치료 전략에 대해 임상의들이 ‘NA요법에서 Peg-IFN요법으로 전환했을 때 환자에게 ALT 수치가 악화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질수 있다”면서 "실제로 이 연구에서 ALT 수치는 B군의 경우 73%에서 최고 ALT 수치가 정상 상한치 미만으로 유지된 반면 A군은 72%에서 최고 ALT 수치가 정상상한치 1~5배 범위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약물치료를 중단한 경우는 없어 "엔테카비어요법 후 Peg-IFN으로 전환했을 때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의 연구에서 밝혀진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Peg-IFN요법을 했을 때와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Peg-IFN요법 시 환자선별 필요

다만 Peg-IFN요법은 전체 만성 B형간염 환자의 3분의 1에서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어떤 환자들에서 효과가 있을지 확인이 필요하다.

Janssen 교수는 "중국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에서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A형일 때 Peg-IFN 치료 반응이 가장 좋았고 B, C, D의 순서대로 치료 반응이 점점 감소했다"면서 "그 외에도 ALT 수치가 높을수록 HBV DNA가 낮을수록 치료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치료 초기에 반응하는 환자와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분류하기 위해 Peg-IFN요법 치료 중 치료반응 예측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 때 반응하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Peg-IFN 요법을 지속하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에서는 가능한 빨리 전략을 바꿔 Peg-IFN요법을 완전히 중단하고 새로운 요법을 하거나, Peg-IFN요법에 NA를 추가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Janssen 교수는 "임상에 활용하기 위해 아직 검증이 필요하긴 하지만 연구에서 12주째에 HBsAg 수치에 유의한 감소가 없으면 78주째 복합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97%, 78주째 HBsAg 소실이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100%라는 알고리듬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그 외 HBeAg+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유전자형 A와 D에서는 12주째 HBsAg 수치가 감소하지 않았을 때, B와 C는 수치가 2만IU/mL 이상일 때 치료반응이 안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주째 측정했을 땐 모든 유전자형에서 HBsAg 수치가 2만IU/mL 이상일 때 치료반응이 좋지 않았다.

Janssen 교수는 "이 알고리듬은 검증이 됐으며 곧 가이드라인에도 실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HBeAg 음성(-) 환자에서 12주째 HBsAg 수치가 전혀 감소하지 않았고 HBV DNA 수치가 2log copies/mL 미만으로 감소했다면 지속적인 바이러스 반응이 나타날 확률은 0%이므로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개 대규모 개별 임상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Janssen 교수는 "이번 강연의 핵심은 Peg-IFN요법은 선별적인 환자에서만 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의 경우 기초 특성을 고려했을 때 좋은 치료 반응이 예상되거나, NA요법을 장기간 지속하는 동안 바이러스가 성공적으로 억제 및 유지돼온 환자가 좋은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eg-IFN은 HBV 유전자형, 야생형 유전자형의 여부, HBV DNA 기준치, ALT 기준치, 환자의 IL28B 다형성을 고려해 선정해야 한다"면서 "최근 12주 또는 24주째의 HBsAg 수치와 HBV DNA 수치를 활용해 환자의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Peg-IFN요법을 하는 것이 보다 편리해졌다"고 덧붙였다.


사진·고민수 기자 msko@monews.co.kr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