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논의되고 있다. 판독을 하는 영상의학과 의사, 촬영을 담당하는 방사선사는 물론, 장비를 개발하는 업체에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비업체가 고려할 기술적인 부분은 무엇일까? 우선 노출 인덱스를 정확히 표기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윤순호 전임의는 대한영상의학회 춘계심포지엄에서 '일반촬영에서 방사선피폭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소개했다.

DR(디지털 엑스레이) 시스템에서는 기존 필름 엑스레이보다 선량에 따라 화질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자칫 10배 이상의 노출이 가해질 수 있지만, 사실상 선량을 알기 어렵다. 대신 선량을 줄이면 노이즈가 증가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이에 노출인덱스(EI)를 확인하고 DR값을 표준화를 시킬 수 있다. 타깃 EI를 두면 최상의 선량을 찍었을 때 업체마다, 장비마다 정해진 값이 나오게 된다.

그는 "실제 촬영됐을 때 EI와 밸류를 비교를 하면 DR에서도 선량을 관리할 수 있다"며 환자선량은 여러가지 요소에서 줄일 수 있고, 방사선사를 통해서도 해볼 수 있다. 매일매일 판단할 수 없지만,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문제는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다는데 있다. 회사 제공 정보가 정확한지 알 수 없고, 최적화됐다고 볼 수도 없다. 질적인 문제도 고려돼야 하는 부분이 많다. 현재는 기기 회사에서 제공을 하고 수동적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한 영상의학과 교수는 "국산 장비는 선량 표시가 거의 안되는데다, 일부 수입장비회사도 선량에 대한 정확한 근거기준을 갖지 않은 채 그저 보여주기용으로만 제시하는 곳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앞으로 의료진이 주도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임의는 "식약처의 선량 권고기준 마련 등 의료진이 DR에 대한 선량을 정기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볼 수 있으며, 앞으로도 개별적인 역할에서 선량을 줄이기 위한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서울성모병원 정승은 교수는 CT검사에 대한 기술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사실상 CT검사는 정당화하기가 어렵고 병원의 수익 문제도 걸려있다. 심평원에서는 불필요한 검사를 막기 위해 네트워크를 통한 다른 병원 검사를 반영해 추가 검사를 막고, 인센티브 주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진단 목적에 맞는 영상화질을 판단한 최적화가 필요하다. 한꺼번에 선량을 낮추는 것은 어렵지만, 하루, 한달 간격으로 서서히 낮추다 보면 노이즈가 다소 발생하더라도 충분히 판독할 수 있다. 심지어 과다한 노이즈에서도 진단을 잘할 수 있는 것이 영상의학에서의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특히, 장비업체들은 근거에 기반한 최적화에 나서야 한다. 관전압, 관전류, 절편두께, 속도, 피치, 검출기의 효능, 재구성 필터, 저대조도 분해능 등을 토대로 영상품질과 선량 사이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정 교수는 "선량 정보를 주는 것과 동시에 선량을 줄일 수 있는 각종 알고리즘을 설정하고 스캔 범위까지 고려한 개발이 필요하다"며 "노출 선량 정보를 제공하면 장비에서 방사선사와 함께 알아볼 수 있으며, 장비에 따라 자동노출조절장치인 AEC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각종 선량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보면, 혈관 조영은 관전압을 80kVp로 다소 낮춰 사용 가능하게 설정할 수 있다. 다중검출기 CT에서 복부, 흉부의 동시 처방이 있을 때 간 부위는 이중 검사를 막도록 하고, 인접 부위는 싱글로 촬영하도록 할 수 있다. 목CT와 흉부는 팔 위치 때문에 함께 찍기 어려운 것을 고려해야 한다. 제대로 고정해서 한번에 촬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재촬영에 대한 분석을 해야 한다.

또한 5세 이상의 소아, CT검사 추이를 보면 작은 병원에서의 증가가 더 많았던 만큼, 이들 병원에 더욱 선량 교육이 필요하다. 실제로 한 국산장비업체 관계자는 "중소병원의 CT 촬영이 늘어나고 있다. X-ray 촬영을 CT 촬영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병원들은 여러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미숙아는 복부·흉부 따로 촬영한다 △한번에 촬영할 때는 중앙에 정확히 고정시켜야 한다 △불필요한 부위는 가려야 한다 △장비업체는 미촬영부위를 줄이는 도구들도 함께 개발해야 한다 △초음파나 MRI 같은 다른 검사로 대치가능한지 확인한다 △소아전용 CT 프로토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등이다.

정 교수는 "병원으로서는 소아 전용 촬영실이 권장되며, 경험이 많은 방사선사들이 소아를 촬영하게 하는 것이 좋다. 환자가 중앙에 위치하는지도 꼭 봐야 한다"며 "CT검사가 증가하고 있고 소아 촬영도 증가하고 있다. 방사선량이 적더라도 충분히 좋은 영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영상의학과 의사와 장비업체들이 함께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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