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REVIEW FOR DOCTOR

[DRUGREVIEW FOR DOCTOR]

릴리 - 에피언트
- PCI 예정된 환자에 강력 항혈소판 효과

에피언트(성분명 프라수그렐)는 혈소판 표면의 아데노신 이인산(ADP)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혈소판의 활성과 응집을 억제하는 강력한 항혈소판제제지만 전통의 강호 클로피도그렐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현재까지 에피언트를 쓸 수 있는 대상은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앞둔 중등도 이상의 고위험 관상동맥증후군 환자로 제한돼 있다. TRITON-TIMI 38 연구에 따르면, 에피언트는 클로피도그렐 대비 심혈관 위험을 19% 낮춘다. 이처럼 강력한 효과를 제공하지만 출혈위험은 다소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주요출혈이 클로피도그렐에 비해 32% 더 생기며, 치명적인 주요출혈을 포함해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의 주요출혈도 높다. 특히 우회로 수술(CABG)을 받은 환자에서 매우 높은 출혈이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FDA(미국 식품의약국)에서도 출혈의 위험성이 높은 환자들에게는 에피언트 처방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부득이하게 처방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용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TRITON-TIMI 38 연구에서 출혈성 합병증은 환자 나이가 75세 이상이거나 체중이 60kg 이하인 경우, 뇌졸중이나 일과성 허혈발작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에서 주로 발생했다면서 따라서 체구가 작고 뇌출혈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에피언트 투여시 출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대했던 PCI를 받지 않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를 대상으로한 연구에서도 우위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에피언트의 역할은 보다 명확해졌다.

지난해 미국심장협회(AHA)서 발표된 TRILOGY-ACS 연구에 따르면 프라수그렐과 클로피도그렐 두 군에서 심뇌혈관 사건의 발생 빈도는 차이가 없었으며(13.9% vs 16.0%, p=0.21), 주요 출혈성 합병증의 발생 빈도 역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가 성공적으로 나왔으면 클로피도그렐을 완벽하게 스위칭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아산병원 이철환 교수는 연구 발표전 TRILOGY-ACS 결과에 에피언트의 운명이 달렸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릴리는 TRILOGY-ACS 연구의 실패를 만회하기위해 다양한 하위연구를 쏟아내고 있지만 적응증의 한계는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금까지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PCI를 시행하지 않은 ACS 환자에게 에피언트를 투여하는 것은 기존의 클로피도그렐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며 PCI를 시행하더라도 당뇨병이나 심근허혈 범위가 넓은 젊은 환자, 출혈성 합병증의 위험성이 낮은 환자, 수술이 예정돼 있지 않은 환자들만을 선별해 제한적으로 투여해야한다는 결론이다.


아스트라제네카 - 브릴린타
- 총 사망률 낮추는 유일한 항혈전제

에피언트가 PCI 예정인 환자들에게만 투약할 수 있는 제한적인 약제라면 브릴린타(성분명 티카그렐러)는 스텐트나 관상동맥우회로술(CABG) 시술 여부에 상관없이 보다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약제다. 따라서 클로피도그렐을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라고 할 수 있다.

PLATO 연구는 TRITON-TIMI 38 연구와 달리 불안정형 협심증, STEMI, NSTEMI 등 다양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가 참여했다. PCI나 CABG와 같은 침습적 시술환자(72%)는 물론 약물만 복용한 환자(28%)도 포함됐다.

연구결과, 브릴린타는 클로피도그렐 대비 심혈관 위험을 16% 낮췄으며 2차 종료점으로 살펴본 모든 원인,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포함한 사망률도 21% 줄이면서 강력한 혈소판 억제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브릴린타는 전체 사망률을 대조약 대비 22% 줄이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같은 효과는 현재까지 출시된 경구용 혈소판제 약물 중 최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한주용 교수는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표준 치료에도 불구하고 높게 나타나는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유일한 약물이다”며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주요출혈 위험성은 클로피도그렐 대비 4%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고,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출혈도 3% 정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하지만 Non-CABG 관련된 주요출혈 위험은 클로피도그렐 대비 19%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으며, 주요 또는 비주요 출혈도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침습적 조건에서는 브릴린타도 자유롭지 못하다. 단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호흡곤란이다. 클로피도그렐보다 1.8배 높다. 특히 치료중단을 요하는 호흡곤란은 6.1배나 높았다. 또 신장수치가 다소 증가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원인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제하면서도 “약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조절이 가능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다른 옵션이 있으므로 해결이 가능하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느낌이다. 아울러 신장기능 수치도 약을 끊으면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성모병원 승기배 교수는 “보통 항혈소판제는 12달까지 큰 효과가 없는데 브릴린타는 초기부터 효과가 뚜렷하고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출혈 위험성은 적은 점이 특징”이라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클로피도그렐 등 타 약물과 함께 새로운 옵션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는 약물인 것 같다”고 총평했다.
현재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브릴린타를 NSTE-ACS 치료에서 Class I, Level B로 권고하고 있다. 클로피도그렐 치료이력이 있는 경우라도 중등도 이상의 고위험군 환자에는 처방을 권하고 있다. PCI 수술을 받은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는 브릴린타를 처방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이를 위해 현재 PEGASUS 연구가 진행 중으로, 국내 기관도 참여한다.
박상준 기자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