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여있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의 행보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CT, 초음파 등 하나둘 전략이 엿보이고 있으나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올해 북미영상의학회인 RSNA까지 CT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개발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계획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에는 태아의 몸 속까지 보이는 5D 초음파를 개발한다고 발표,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그 이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10분 안에 진단가능한 응급실용 진단기기 개발 계획도 나왔다.

이처럼 삼성은 대체로 전체가 아닌 '맛보기'로만 슬쩍 공개하면서 많은 루머와 자의적인 해석들마저 떠돌고 있다. 의료기기사업부의 채용공고가 나올 때마다 이직이 과연 유망한지에 대한 일부 업체 직원들의 찬반토론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삼성의 그간 헬스케어사업 움직임을 보면, 2010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을 설립해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준비해왔다.

또한 2010년 디지털 엑스레이업체 레이 인수와 초음파업체 메디슨 인수, 2011년 미국 심장진단기기업체 넥서스 인수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이동형CT업체인 뉴로로지카를 인수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해외 의료기기 업체에 대한 추가 인수 검토를 언급하면서 M&A를 통한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인피니트헬스케어, 셀트리온도 인수하려다 불발됐다는 설이 돌았다. 심지어 도시바를 인수한다는 소문도 들렸으나 도시바측에서는 "영상진단기기 중 세계 4위권인 도시바는 인수하기에는 덩어리가 너무 크다. 협업을 위해 삼성과 만난 것이 와전된 것 같다"면서 부인했다.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은 제품 라인업은 초음파진단기, 혈액검사기, 디지털 엑스레이, 이동형CT, 개발 중인 고정형 CT 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금도 해외시장에서 끊임없이 인수대상을 물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영상진단기기의 완성격인 MRI 관련 연구개발 인력과 치료재료업체 직원들의 이동 소식으로 미뤄봤을 때도 관련 라인업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올초에는 삼성종합기술원에 웰에이징연구센터를 세우고 세포 노화, 노인성 질환, 오믹스(Omics), 한의학, 대체의학 등의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하고, 노화의학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상철 전 서울의대 교수를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노화와 관련한 제품까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의료IT, 3D 홀로그래픽 등 삼성 종합기술원을 통해 미래IT에 대한 새로운 연구개발도 돌입한다.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으로만 보이진 않는다. 기존 메디슨의 초음파 외에 새로 만든 제품에 대한 반응은 아직까진 미약한 수준이다. 디지털엑스레이 영업을 하면서 워런티 5년 이상을 설정하거나, 고객사가 원하는 다소 무리한 조건마저 수용하는 등 성과를 위해 출혈 영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수를 하면서 국내에 진입해 있는 기존 유통사와의 거래 중복 문제도 피해갈 수 없다. 중소업체와의 동반성장을 내세운 삼성으로선 조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추가적인 인력확보를 하면서 여전히 업계의 핵심 직원들이 이탈하는 부정적인 이슈도 생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베일에 쌓여있지만 인수합병 외에는 이렇다할 전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아직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당당하게 공개하고 나서서 사용자들에게 자문을 받고 검증을 받으면서 함께 협업하면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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