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내홍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23일 의협이 소집한 시도 의사회장 회의에 대해 시도 의사회장들이 보이콧을 강행했다. 시도 의사회장들은 노환규 의협 회장의 독단(?)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어느때보다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두번에 걸쳐 시도 의사회장들은 협의를 거치지 않고 행한 노 회장의 일방 통행식 회무 방식을 꼬집은 것이다.

21일 14개 시도의사회 회장들이 시도의사회장 회의를 친목 수준의 모임으로 생각하는 의협 회장의 인식과 독단적 회무에 항의하기 위해 23일 일요일 오후 4시 의협에서 소집한 긴급 시도의사회장 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24일에는 아예 성명서를 발표하고 "그동안 회원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는 협회장의 비민주적 독선적 의사 결정 과정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노 회장에게 절차적 의사 결정 과정을 통한 회무 집행을 촉구했다.

의협이 소집한 긴급 시도 의사회장 참석 대신에 자체적으로 이뤄진 시도 의사회장 회의를 통해서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노 회장은 24일 열린 기자 회견에서 시도 의사회장들의 반응에 대해 시큰둥한 모습을 보였다. 적극적으로 설득하기 보다는 다소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

의협 집행부에 대한 항의와 불신을 표출하기 위해 시도 의사회장 회의의 불참 선언을 했음에도 노 회장은 시도의사회장단이 발표한 성명서 내용을 '존중한다'는 매우 간단한 답변을 내놨다. 상황 설명이나 이해를 구하는 단 한마디의 말도 없었다.

더욱이 노 회장은 이날 기자들의 시도 의사회장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최선이라고 하는 것은 각자 기준이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도 의사회장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최선을 다해 왔다는 의미로 해석돼 시도 의사회장과 의협 회장과의 소통 및 협의에 대한 온도차가 상당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문제는 소통에 대한 시도 의사회장과 의협 회장의 견해차가 처음이 아니라는데 있다.

1년전 포괄수가제 조건부 수용을 결정할 때도 시도 의사회장들은 노환규 회장의 불통을 문제 삼았었다.

당시 시도 의사회장들은 정몽준 의원의 중재로 수술 연기를 철회하고 포괄수가제 조건부 수용을 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노환규 회장의 소통 방식에 문제를 지적하고 불쾌감을 드러냈었다.

사전에 언지도 없었다며 대체적으로 노회장의 회무 추진 방식을 성토하는 분위기였다. 때문에 의협과 시도의사회간 공식적 소통 채널 등 구성이 논의도 이뤄졌었다.

그 당시에는 노 회장이 취임 한지 얼마되지 않아 불만은 있어도 이른바 허니문 기간으로 다소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1년 후인 작금의 불통과 독단의 문제는 의료계의 혼란을 예견되고 있다.

시도 의사회장과 의협 회장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료계 리더들이다.

이같은 대표들이 대립 양상을 보이며 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 일반 회원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현 상황에서 위기에 직면한 본질이 무엇인지 되짚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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