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병원 CT 선량 비교...소아환자에는 각별히 유의

“다른 병원에서 전원된 환자의 PACS를 확인하면 도즈 리포트를 같이 보게 된다. A병원 전원 환자는 DLP(총 선량 측정값)가 334인 반면, B병원은 388이었다. A병원은 팬텀사이즈가 16cm인데 B병원은 32cm이고 심지어 두 번 촬영해 DLP가 750까지 나왔다. 환자 정보를 확인해보니 A병원 환자는 몸무게가 80kg인 성인이었고, B병원은 키 90cm, 몸무게 14kg인 소아환자였다. A병원의 유효선량은 3.51mSv이고 B병원은 무려 17mSv가 나왔다. 이처럼 관리 여부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관리를 하지 않으면 소아환자들의 암 발생률을 엄청나게 높일 수 있다.”

선량과 암 발생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문이 끊임없이 제시되고 있지만, 병원마다 선량관리는 천차만별. 이에 주요병원들부터 선량 관리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시하고, 다른 병원들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대한전산화단층기술학회 산하 선량정도관리 연구회는 23일 건국대병원 대강당에서 ‘Let's talk i-Dose' 세미나를 개최,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구현우 교수팀, 삼성서울병원 김지혜 교수팀, 세브란스병원 김명준 교수팀 등 ’3개 병원 루틴 흉부 CT 선량의 예‘를 통해 소아환자 CT 검사에서 적절한 선량관리 방법을 소개했다. 오해의 소지를 방지하기 위해 병원별 무순위로 결과를 공개했다.(편의상 A, B, C 표기)

A병원은 지멘스 Sensation16, B병원은 GE Lightspeed VCT XT, C병원은 지멘스 Definition FLASH를 모델로 사용했다. 세 병원 모두 선량 관리를 하는 AEC(자동선량조절장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었다. A는 CARE Dose 4D, B는 Smart mA, C는 CARE Dose 4D이다.

피치값은 각각 1.0, 1.375, 1.4였다. 관전압과 관전류는 몸무게에 따라 차등 설정값으로 두고 있다.

선량 추적결과, 3개 병원은 환자 몸무게에 따라 최적화된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으며, mA 모듈레이션 솔루션 등을 사용해 화질은 유지하면서 방사선피폭을 최소화한 저선량 (0.47~2.35mSv)으로 검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0년 전국 대학병원 12개를 조사한 결과, 흉부 CT의 평균 선량은 7mSv이며, 범위는 4~18mSv에 달했다. 현재 식약처가 제시한 권고선량(2009년)은 15mSv이고, 프랑스(2004) 16, 독일(2006) 15.5 스위스(2010) 15 등을 놓고 봤을 때도 매우 낮은 수치다. 다만 권고선량은 어디까지나 적정값이 아닌 만큼, 이들 병원처럼 보다 낮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 포함된 흉부 CT 프로토콜은 현재 최적화된 검사 가이드라인으로 사용하기 적합하다”며 “영상차이가 날 수 있지만 판독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면 적은 선량을 주고도 충분히 판독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넘은 구형장비로 촬영했다고 해서 영상이 나쁘지도, 선량을 낮추는 것이 어렵지도 않았다. 프로토콜만 제대로 갖춘다면 좋은 영상과 낮은 선량 두가지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B병원처럼 ASIR 등 반복재구성의 IR기법(Iterative Reconstruction)을 사용하면 선량을 더 줄일 수 있어 권장됐다. 초진보다 추적검사에서 더욱 저선량을 주고 있으며, 촬영 부위 이외에는 Bismuth로 코팅된 라텍스를 사용해 최대한 방사선이 차단되도록 한 노력도 월등한 선량관리의 결과치로 증명됐다.

그는 “60~69.9kg 단계에서 성인의 몸무게에 육박한데도 1.41mSv에 불과했다는 것은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1등을 할 수 있는 수치”라며 “선량을 많이 줄이면 노이즈에 문제가 발생할거란 우려에 3개병원의 노이즈까지 확인했지만,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관전압, 피치, 오버스캔 등 다양한 노력 필요

선량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노력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구현우 교수는 “관전압을 120에서 80kV으로 낮추면 100%에서 38%로 CTDI가 줄어든다”며 “좀더 느린 갠트리 회전시간, 낮은 피치 등을 통해 선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비별 선량 표시 방법도 도움이 된다. 다행히 요즘은 장비마다 개별 선량을 표시하고 있다. AEC도 절대적이진 않지만, 각 회사마다 테스트 해보면 적정 품질과 선량의 수치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소아에서는 오버스캔에 주의해야 한다. 오버스캔이란 검사 구간 이외의 범위의 간극이 생길 수 있는 것을 말한다. 64MDCT에서 오버 스캔 길이를 조사한 결과, 평균 오버스캔의 비율은 성인에서는 19%인 반면, 소아에서는 44%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민감도가 높고 짧은 길이의 스캔일수록 비율이 높았다. 업체별로도 오버스캔의 비율에 차이를 보였고, GE 제품이 가장 오버스캔 비율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오버스캔을 줄이기 위해서는 Helical scan보다는 conventional scan을 사용하고 피치값을 낮춰야 한다. 또한 넓은 것보다는 보다 좁은 범위의 빔을 사용해야 한다. Bismuth처럼 검사 부위 이외의 차폐도 필요하다.

이에 서울아산병원에서는 만 15세 이하, 고대구로병원은 만 13세 이하,(남성 만 14~18세 여성 18세까지 추가 관찰), 삼성서울병원은 만 17세, 부천세종병원 만 15세 이하를 소아로 규정하고 선량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이날 참여한 200여명의 방사선사들은 "다른 병원들의 선량 정보를 공유하고 연구하면서 그간 우물안 개구리였다고 느낀다”라며 “앞으로 병원간 정보 공유를 통해 선량 감소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특히 지방병원들도 다수 참석해 선량관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영상의학과 의료진도 "CT는 비교적 선량 계산이 단순하고 잘 관리할 수 있지만 다른 장비들, 중소병원들, 성인에까지 확대되면 더욱 문제시될 수 있다"며 "영상의학과 의료진과 촬영을 담당하는 방사선사들, 병원 경영진 모두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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