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의과학 노벨상을 향하여…]기초의과학연구소를 가다(2)

"만성질환 예방 및 치료화학제 연구센터의 수행 과제를 본 궤도에 올려 놓고 이 센터를 신약 발굴 전문 센터로 성장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과학기술부가 향후 9년간 총 60억원의 연구비와 함께 전문 연구인력을 지원하는 2002년도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Medical science and engineering Research Center)에 지정된 계명대 동산의료원 "만성질환 예방 및 치료화학제 연구센터(CDR센터)" 박종욱 소장(계명의대 면역학교실 주임교수)은 세계적으로도 초기 연구 단계에 있는 화학유전체학(chemical genomics)에 대한 연구 가능성은 무한하다며, 국내에서도 신개척 분야인 화학유전체학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교수가 앞으로 9년간 연구하게 될 주된 과제는 종양과 만성염증, 당뇨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 검색을 통해 이 물질을 조절할 수 있는 화학제 발굴이다.

이를 위해 박교수는 의과학연구소와 의학유전자연구소, TRM센터, 계명테크노파크 등 계명의대가 보유한 생물관련시설과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했으며, 세포사멸과 유전자 발현 등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얻어 낼 수 있는 자동화 검색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특히 적게는 5만개에서 많게는 20만개까지 화학제를 만들고 검색할 수 있는 자동화 검색시스템은 HTS(초고속검색계)를 통해 만성질환 원인물질을 조절하는 화학제를 추출함으로써, 일반적인 실험을 통해 원인물질 검색과 화학제를 추출할 경우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는 연구 기간을 단 몇일의 실험과 검색으로 해결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처럼 첨단 장비를 통한 신약발굴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화학유전체학의 중요성을강조한 박교수는 CDR센터의 단계적인 목표는 만성질환 원인 물질 검색과 검색·추출된 물질을 조절할 수 있는 화학제 발굴, 이를 통한 신약선도 물질 발굴과 산업화까지 기초의과학을 바탕으로 신약 발굴을 위한 산·학협동체제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MRC는 2년, 3년 단위로 중간 평가를 받기 때문에 꾸준한 연구 성과가 필요하다는 박교수는 이를 위해 4명의 세부 과제 연구자들이 각 연구를 총 3단계로 나눠 목표를 설정했다.

1단계 연구 목표는 질병치료 후보물질 검색 기반 구축으로 수십만개의 화학제 정보를 담고 있는 Chemical library와 안티센스 library 구축이다.

즉 1단계 연구는 만성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화학제 정보를 수집 체계화 함으로써 각 세부과제에 대한 정보 지원 창구 역할을 하며, Antisense library를 이용 만성질환 관련 치료 후보 유전자를 발굴하는 단계이다.

초고속 검색계(HTS:High-throughput screening)를 통한 질병 조절 선도물질 발굴 및 표지확인을 목표로 하는 2단계 연구는 세포사멸(apoptosis) 유발 후보물질 발굴 및 기전 연구, 신규 항염증제 검색 및 작용기전 규명(Cox 및 JNK inhibitor), 비만성 당뇨 예방 및 치료화학제 발굴, 안티센스 library를 이용 질병관련 유전자 억제성 안티센스 치료제 개발, 발굴된 후보물질의 표지 확인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CDR센터의 마지막 연구는 최적화된 만성질환 치료용 선도물질 생산이다. 이를 위해 박교수와 연구팀은 CDR센터에 최신 검색시스템을 도입 발굴된 선도물질의 구조 분석과 각종 선도물질 유도체를 생산함으로써 유도화학제의 기능을 정밀분석해 치료효과가 가장 높은 최적 유도체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발굴된 선도물질의 약리 작용 분석과 동물 모델을 이용 최적 유도체의 일차적인 효능을 검증함으로써 신약 발굴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 CDR센터의 최종 연구 목표이다.

박교수는 최적화된 만성질환 치료용 선도물질 발굴이 이번 연구의 목표이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은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발굴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9년간의 연구가 완료되면 후보 물질에 대한 스크리닝을 통해 특허를 출원, 이후 본격적인 신약발굴은 국내 제약 업체들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9년뒤가 더 중요합니다. CDR센터가 선도물질을 발견 한 후에 특허권 판매 등을 통해 스스로 수익을 만들고 지속적인 신약 개발 연구를 할 수 있는 자립화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한 개인적인 바램은 모든 기초의과학자들이 그렇듯 인류의 질병 정복이 아니겠냐고 반문한 박교수는 CDR센터를 자립시키고 이를 신약개발센터화 하는 것과 세계적인 암연구소 설립이 또 다른 목표라고 더붙였다.

9년간의 연구를 이끄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말에 박교수는 전문 연구인력 충원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CDR센터에 제 1세부과제에 박교수를 비롯, 제 2세부과제 권택규(계명의대 면역학교실) 교수, 제 3세부과제 송대규(계명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제 4세부과제 박종구(계명의대 유전공학교실) 교수 등 34명의 연구원들이 과제별 연구를 진행중에 있지만, 각 세부 과제별로 더 많은 전문 연구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금지원이나 연구성과 도출은 단계별로 충실히 수행할 수 있습니다. MRC선정으로 자금도 지원되고 젊은 의과학자들에게 병역 혜택이 주어져도 기초의과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이들이 부족하다면 전문인력 양성과 지속적인 연구 성과 도출이라는 측면에서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는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젊은 연구자들이 몰리는 현상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지방의대와 연구소에 젊은 연구자들을 배치시킬 수 있는 방안과 장기적인 전문 연구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부의 유인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획기적인 신약을 개발한다면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물음에 누군가는 해야하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자신이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웃는 박교수는 우리나라 연구자들에 의해 세계적인 신약이 하루빨리 발굴 되길 바란다며 연구실로 바쁘세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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