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베니트의 헬스케어 IT 브랜드 ‘해빛’이 1년 만에 태블릿PC 설치 사업을 전격 중단한다.

최근 한 병원 관계자는 "코오롱베니트로부터 이달 말까지 태블릿PC 사업을 중단한다는 공문이 왔다"며 "약간의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태블릿PC를 반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코오롱그룹은 IT서비스 전문기업 코오롱베니트의 헬스케어 독자브랜드 ‘havit(해빛)’을 출범하고,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기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주요 사업은 ‘종합병원 병상 태블릿PC’ 및 ‘헬스케어 포털사이트’ 등 2가지로 나눠져있다.

우선 지난 1년간 순천향대병원, 을지병원, 인천성모병원 등 20여개 종합병원 1만여병상에 태블릿PC를 순차적으로 설치해왔다. 상당수는 실험용으로 무료로 설치한데 이어 올해는 내과의원 2000곳, 산후조리원 2000곳에 태블릿PC를 배포하는 등 계속되는 '통 큰' 물량공세에 병원계를 놀라게 했다.

회사측은 병상 태블릿PC 시대를 여는 동시, 다량의 태블릿PC를 토대로 입원환자 대상 건강정보 제공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즉, 카카오톡처럼 일단 설치가 많이 되기만 하면 수반되는 가능성이 많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의료IT에 경험이 없었던 만큼 부정적인 평도 많았다. 우선 태블릿PC가 환자 대상 정보제공에 도움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 등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것. 사용 설명이나 작동 이상 문의 등 간호사의 업무과부하 문제도 뒤따라왔다.

수익 측면에서도 유상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광고수익을 유치하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서초동에 별도 사무실을 내고 50명 가량까지 직원을 늘려온데다 태블릿PC 제공 등의 상당한 비용을 지출했지만, 성과는 저조했다"며 "지난 연말부터 사업을 가다듬으면서 코오롱베니트 대표이사가 직접 해빛 사업에 관할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달 말까지 태블릿PC사업을 철수하고, 헬스케어 포털사이트 ‘해빛케어닷컴’의 사업만 이어가기로 했다. 병원마다 계약기간과 내용이 다른 만큼, 계약내용에 따라 사용 여부가 달라진다. 만약 계약이 올해 말까지라면, 태블릿PC를 당장 반납하지 않고 계약기간에 명시된 연말까지 더 사용해도 된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병원사업부에서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건강정보 포털인 해빛케어닷컴은 유지한다. 포털은 온라인을 통한 전문 의료건강 콘텐츠 제공이 주 목적으로, 임신-출산-육아-운동-영양-질병 등 생애 전주기에 걸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병원 고객들에 매우 죄송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의 측면에서 어렵게 결정하게 됐다"며 "코오롱베니트가 코오롱글로벌의 IT사업을 인수하는 등 끊임없이 IT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해빛케어닷컴 사업은 확대할 예정인 만큼, 앞으로의 행보도 관심과 충고로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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