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H-ESC 가이드라인 발표

미국에서 JNC(Joint National Committee) 8 가이드라인 발표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고혈압학회(ESH)가 14일부터 밀라노에서 시작된 연례학술대회에서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유럽심장학회(ESC)와 공동으로 제작, 발표했다.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모든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 타깃을 140mmHg로 제시했다. 단 당뇨병, 고령 환자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치를 제시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이완기 혈압 기준을 85 mmHg 미만으로 낮췄고, 80세 이상 고령 환자에 대해서는 수축기 혈압 140~150mmHg을 적정 수치로 설정했다.

하지만 고령 환자들도 건강할 경우 수축기 혈압 타깃을 140mmHg 미만으로 설정할 수 있고 전반적으로 같은 권고사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집필위원회 공동의장인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학 Giuseppe Mancia 교수는 "혈압 140/90mmHg 이상일 경우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점과 사회경제학적으로도 큰 비용 부담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활동 중 혈압관찰(ambulatory blood-pressure monitoring, ABPM)도 강조됐다. 원외에서의 혈압관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의료환경이 없는 장소에서도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원외 혈압관찰은 최종 장기에 대한 손상과 심혈관 사건에 관련된 혈압 수치를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위험도 평가 모델에 원외 활동 중 혈압관찰 결과를 고려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병원 내에서의 혈압이 진단 표준 방법"이라면서, "원외 혈압관찰을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혈압 치료전략 부분에서는 병용전략에 무게를 뒀다. Mancia 교수는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들은 하나 이상의 약물이 필요하다"며, 심혈관사건 고위험군 또는 혈압수치가 특별히 높은 이들에서는 단일요법보다 복합요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중등도 위험군이나 경증의 고혈압 환자에서는 단일 약물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주요 연구들과 메타분석 연구를 근거로 혈압 강하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전략들을 권고하고 있다. 이뇨제, 베타 차단제, 칼슘채널 차단제, ACE 억제제, ARB 제제 등의 약물들을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Mancia 교수는 "베타 차단제의 경우 여러 비유럽권 국가에서 시행된 연구에서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환자군에게는 좋은 치료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베타 차단제를 티아지드 이뇨제+ARB, 또는 +칼슘채널 차단제, +ACE 억제제 병용요법에 함께 투여할 수 있고, 칼슘채널 차단제+ARB, +ACE 억제제 병용요법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중 RAS 차단제 전략은 사용하지 말도록 했다. Mancia 교수는 "ARB, ACE 억제제, 직접 레닌 억제제 등 RAS 억제제들의 이중 요법은 임상 현장에서 고칼륨혈증, 저혈압, 신부전 등의 위험도를 보인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의약국(EMA)은 올해 초 BMJ에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를 근거로 이중 RAS 억제제의 안전성에 대한 자체적인 검토를 시작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연구에서는 ARB와 ACE 억제제 병용요법이 위험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ARB 제제에 관련된 암 위험도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EMA도 이에 대한 위험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신장신경 차단술에 대해서는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가능성이 높은 치료전략이라는 선에서 정리했다. Mancia 교수는 "현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임에는 틀림없지만,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기에는 혜택과 안전성에 대한 장기간 자료가 필요하고, 시술 후 혈압뿐만 아니라 심혈관 사망률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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