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아산병원, 처방 시스템 통해 예방 운동 시작

조영제가 환자를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는 보고들이 나오면서 의료계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의 영상의학회는 오래 전부터 조영제의 안전한 사용과 대처 방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1년 영상의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공동으로 코알라(KOARA, Korea Network of Allergists & Radiologists for Research of Radiocontramedia-associates Adverse Reactions)를 구성해 '주사용 요오드화 조영제 유해반응에 관한 한국 임상진료 지침'을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국내 여건상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제 부작용에 대한 국내 데이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의 가이드라인을 국내 상황에 맞게 가져왔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서울의대 김세훈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는 "국내 조영제 부작용이 어느 정도 발생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없고 조영제 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전무한 상태"라며 "앞으로 이에 대한 정부와 학회 차원의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CT 시행 전 환자 병력 파악 강조
2011년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조영제 부작용을 예방하려면 CT를 시행하기 전에 반드시 환자에게 과거 조영제로 인한 부작용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현재 알레르기질환이나 천식, 갑상선항진증, 심부전, 당뇨병, 신장질환, 과거 신장수술, 단백뇨 등의 병력을 파악하라고 강조 병력 등을 체크해야 한다.

이외에도 환자가 가장 최근에 측정한 eGFR 또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환자가 현재 복용하는 약제(메트포르민, 인터루킨-2, NSAIDs, 베타차단제, 아미노글리코사이드) 등에 대한 문진과 이에 대한 기록을 꼭 남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이 처방 시스템을 통해 조영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영제를 주사하기 이전에 의사가 다시한번 조영제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 체크하고 환자에게 질문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은 의사가 조영제 검사 동의서 작성과정에서부터 조영제 부작용 과거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만일 조영제 부작용 과거력이 있을 때는 알레르기내과 진료 접수를 하도록 관리체계를 갖췄다.

김 교수는 "환자를 진료할 때 화면에 조영제 부작용에 대한 Alert창이 있기 때문에 한번 더 신경 쓴다"며 "환자가 경증일 때는 항히스타민으로 전처치를 하거나 중증일 때는 반드시 알레르기내과 조영제 클리닉을 방문하도록 한다"라고 설명했다.

조영제 부작용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서울대병원이나 아산병원들처럼 조영제를 주사하기 전에 Alert 창을 올리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단지 창에 여러 가지 메시지 창이 뜨면 진료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귀찮아지는 등의 소소한 불편함이 생길뿐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모든 병원이 서울대병원이나 아산병원 같은 시스템을 갖춰야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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