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의사들이 춘계학술대회 참석 차 바쁘지만, 각종 의료기기 행사 때문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의료기기업체들이 공식 행사를 통해 유저인 의사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세한 기기 사용 설명과 함께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의미다.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리베이트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수단으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상반기에 열린 의료기기 유저미팅은 크고 작게 수십건에 이른다. 특히 피부과·성형외과 전문의와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바빴다.

루트로닉은 한국 베크만 광의료기기 연구센터와 함께 '피부과·성형외과 전문의를 위한 레이저 전문가 포럼'을 열였다. 레이저와 빛을 이용한 트렌드, 기미 치료와 레이저 토닝 등에 대해 토의하고, 공동연구개발 진행과정을 발표했다.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는 "세계 레이저 최고 전문가와 국내 최고 레이저 전문가들이 만나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솔타메디칼도 지난 1일 피부과 전문의 140여명을 초청했다. 이 자리에는 본사 CEO인 Stephen J. Fanning도 참여, 솔타의 대표시술인 프락셀 듀얼, 최신 시술인 리포소닉과 토탈 써마지에 대한 정보 공유를 이어갔다. 그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미용 트렌드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고, 전문의들의 수준도 높다. 심포지엄 전후로 한국의 많은 전문의들에게 받은 많은 관심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울쎄라도 이달 초 유저미팅을 통해 미국 피부과 전문의를 초청, 얼굴에 이어 목과 네크라인 시술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가졌다. 시스옵엔지니어링은 3D 프린터 유저미팅을 개최해 성형외과, 치과 등에서의 다양한 활용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하이로닉은 냉각지방분해기 '미쿨' 출시를 하면서 비만 치료에 나서는 의사들 50여명을 초청하는 제품설명회를 가졌다.

세브란스병원과 GE헬스케어코리아는 'Dose Optimization Symposium'을 통해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방사선량 절감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선량을 추적·관리하고 시스템 상으로 구현하면 도움이 된다는데 고객인 의료진과 업체가 함께 뜻을 모았다.

지난 7일 공식 출범한 도시바 메디칼시스템즈 코리아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200여명을 초청해 한국 고객들과 파트너십 구축에 힘찬 행보를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2008년 부도 이후 지난 4년간 인피니트헬스케어와의 합작회사로 쌓은 고객 신뢰회복을 바탕으로 CT 82대, MRI 6대, Angio 12대 등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그만큼 고객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쿡메디칼 Dave Weaver 북아시아 사업부 이사는 고객과의 자리에서 "한국이 제도 뿐만 아니라 혁신의 리더가 되고 있다. 인구가 적고 천연자원도 거의 없는 등 어려움 속에서도 단시간 내에 발전해온 것이 매우 인상 깊다"며 "그런 한국의 고객들과 직접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한 고객인 의사들의 반응은 어떨까? 일단 초대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피부과는 어차피 레이저 장비와의 전쟁인 만큼, 새로운 정보를 얻고 직접 눈으로 시술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는데서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의는 "지난번 장비 출시 자리에 초대받지 못해서 업체에 서운함을 토로했다"며 "개인이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은 어쩔 수 없지만, 초청 기준에 따라 업체들과 관계가 틀어지는 사례도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회 차원이나 투명한 초청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 미용성형에서는 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와 일반의에 대한 타깃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주로 수입업체들에서 활동이 많이 이어지는 만큼, 판매가 아닌 공동 연구개발 투자의 바람도 이어졌다. 대한영상의학회 임태환 회장(서울아산병원)은 "많은 업체들이 한국에 끊임없이 진입하고 한국의사들을 찾아오고 있다. 그저 시장성을 보고 들어온 것이 아닌,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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