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경영', 직원 건강관리하는 기업들
1. 일본·미국 사례
2. 국내 기업 건강관리프로그램
3. 기업탐방

"직장인은 항상 피곤하다. 마땅한 건강관리를 하지 못하며, 그럴 시간도 없다. 종일 직장에 매어있지만 직장에서는 일하는 기계처럼 시간을 보낼 뿐이다."
최근 한 복지업체가 실시한 직장인 건강체감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19.3%가 스스로 '적신호', 50.8%는 주의가 필요한 '경고등'이라고 응답했다. 10명중 7명은 건강악화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만성피로가 가장 많았고, 목·허리나 어깨통증, 소화불량이나 위염, 비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최근 들어 기업들이 직원 건강관리에 나서는 모습이 하나둘 엿보이고 있다. 최근 소개된 기업들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바람직한 방향을 구상해봤다.


금연·비만·영양 등 건강 챙겨주는 기업들
노력만큼 효과볼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관건


업 건강관리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는 포스코가 꼽힌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하고 고용노동부에서 후원하는 ´근로자 건강증진활동 우수사업장´에 선정됐다.

평가내용은 금연, 비만, 절주 등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 뇌·심혈관 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관리, 노사의 정신건강 인식수준, 사내제도 및 건강 프로그램 운영 등을 포함한다. 포항제철소는 건강증진활동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며 금연과 비만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을 가장 높게 평가받았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1999년부터 금연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대사증후군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 2010년부터 비만저감 프로그램을 추진해오고 있다. 또한 전문 심리상담사를 채용해 사내 심리상담실 ´休TOPIA(휴토피아)´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6개월 이내의 기업들의 사례를 찾아본 결과, 쉽게 추진할 수 있는 건강경영은 사내 영양사를 통한 영양 관리다. 특히 식품기업이라면, 건강한 식품을 위해 나선다는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다.

풀무원은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의 하나로 매년 '임직원 영양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0세 이상 임직원 총 61명은 지난해 연말까지 6개월간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식사일기를 검토하고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이메일을 통해 영양과 건강정보도 지속적으로 제공받았다. 그 결과 비만 판정을 받았던 28명 중 7명이 2~7kg의 체중을 감량했다. 식생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전반적으로 식습관이 개선됐다. 풀무원은 프로그램이 임직원들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참가자를 100명으로 확대하고, 동기부여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비만 관리나 금연 관리도 흔히 추진할 수 있다. 각종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이색적인 아이디어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달부터 전 직원에 대한 비만탈출, 금연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즐거운 일터 만들기'를 추진한다. 6월에서 8월까지 3개월간 실시되는 비만탈출 프로젝트는 참가자와 가족 1인을 포함해 기금을 조성, 운영된다. 3개월 간 현 체중 대비 7% 감량 목표를 달성한 직원과 가족 1인은 성공배당금을 2배로 돌려받는다.
 
금연 프로젝트는 2015년 전사 흡연율 20% 이하 달성을 목표로 추진된다. 금연 성공 여부는 개인의 노력과 함께 주변 동료들의 응원과 감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착안, 팀제와 응원동료펀드를 함께 실시한다. 참가자는 4명씩 팀을 이뤄 기금을 조성하고, 팀 전원이 3개월간 니코틴 검사(총 6회)를 통과하면 성공배당금을 돌려받게 된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안마사 자격면허를 보유한 시각장애인 안마사 3명을 ‘헬스키퍼'로 채용해 안마를 받을 수 있는 ‘헬스키퍼실'을 운영, 직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예 추가적인 사업화를 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한화S&C는 직접 개발한 임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건강한 직원, 건강한 기업' 을 시행한다. 산업통상자원부(지식경제부) '지식경제 프론티어 기술개발사업'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및 네트워크원천기반 기술개발사업' 주관기관으로, 임직원 건강관리 서비스 전용의 키오스크, 셋톱박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 'u라이프케어 오픈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했다.
 
건강검진 사후 관리를 위한 운동·식이 분야가 주된 내용이다. 프로그램 참가자 20명은 8주간 건강프로그램을 실시해 만족도 조사를 통한 이용행태와 개선사항 분석 등을 진행 중이다. 직원들은 사내에 설치된 스마트 키오스크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개인 건강관리와 건강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으며, 건강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맞춤형 건강 실천 방법을 제공받는다. 연계된 스포츠센터를 통해 그룹 트레이닝을 받고 매일 배송되는 맞춤형 건강 도시락을 통해 식이습관 개선을 진행한다.
 
SK텔레콤은 서울대병원과의 조인트벤처인 헬스커넥트의 '헬스온' 서비스를 통해 기업 고객을 유치 중이다. 베이직 서비스의 경우 1인당 월 2~3만원의 비용을 지불하면, 개인별 건강상태 측정과 전문가 상담, 건강관리 목표 설정 및 관리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건강경영, 기업들의 인식 전환부터"
서울ND의원 박민수 원장


"미국에서는 보험회사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건강관리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 건강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내 기업은 별로 없다. 건강검진 상담, 영양관리, 금연관리, 모성관리, 감정노동 관리 등이 전부다. 그나마도 일회성이나 캠페인 정도에 그치고 있다."
 
서울ND의원 박민수 원장(가정의학과)은 지난 2009년 회사수익 200% 올리는 직원건강 투자전략을 담은 '건강경영' 서적을 출간했다. 직원건강을 챙기는 기업이 곧 생산성을 높이는 지름길이고, 인재경영의 완성은 건강경영이라는 내용이다.

4년이 흐른 지금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곳곳에서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나가고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서 직원 건강관리 필요성에 대한 강의 의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건강관리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비용 문제다. 박 원장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투자가 된다. 그럼에도 비용에 상응하는 면밀한 결과분석 데이터가 없어 투자를 하지 못한다. 내부직원들의 만족이라는 믿음만 가지고는 투자가 쉽지 않으며, 지금처럼 원가절감에 대한 압박이 심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업 차원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사후 관리에만 급급하면 건강에 대한 선제 대응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기업의 비용, 사회적인 비용이 된다.
 
박 원장은 "기업 수뇌부 차원에서 직원 건강관리가 곧 경영과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미국에서처럼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 건강관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료계에서는 면밀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 여타의 병원들이 나서고 있는 건강검진 상담이 전부는 아니다. 치료를 위해 처방전을 한장 내주는 것보다 효과있는 서비스를 만들지 못하면, 당연히 별도 비용이 책정될 수 없다. 다행히 모바일, IT 기술 발전으로 하나의 기회가 것으로 보인다. 평소의 건강관리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금연 관리, 비만 관리 등 사소해 보이지만 조금씩이나마 시작하면 직원들의 건강을 효율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혈압, 혈당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건강관리를 하면 걱정하는 직원들을 안심시키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며 "별도 건강관리 공간을 만들거나 수치를 통한 목표 설정, 건강관리를 잘하는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등 다양하고 장기적인 방법을 모색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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