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양측 유방 절제술을 받은 일은 ASCO에서도 이슈가 됐다. 학술대회에서는 안젤리나 졸리가 BRCA 1 유전자 변이를 확인한 후 예방적 절제술을 받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유전자 검사를 주제로 한 토론 세션이 진행됐다.

이미 유전자 검사는 유전성 암의 예방, 치료, 추적관찰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BRCA1, BRCA2의 유전적 유방 및 자궁암 연관성이 밝혀진 이후 지속적으로 연관성에 대한 근거들이 쌓여왔고,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하는 타깃 환자군도 밝혀졌다.

그런만큼 ASCO에서의 논의는 유전자 검사의 실효성 여부가 아니라 더 나은 유전자 검사 활용 방안에 대한 쪽으로 모아졌다.

시티오브호프병원 Jeffrey N. Weitzel 박사는 "BRCA 유전자의 경우 시간이 갈수록 관련 근거들이 축적돼 왔고, 여성 환자들에서의 인지도가 높아져 왔다"며, "현재 재시된 정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의 일부분이라는 시각이 제시되고 있다"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는 한 번에 여러 유전자를 검사할 수 있는 다중 유전자 검사가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유전형 암의 위험도 평가에도 효과적이지만, 환자의 추가적인 정보들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펜실베니아대학 알아바마암센터 Susan M. Domchek 교수는 가능성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검사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즉 다중 유전자 검사패널을 통한 검사가 차세대 시퀀싱(sequencing) 기술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를 활용하는 의사들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Weitzel 박사는 이번 ASCO에서 발표된 다중 유전자 검사패널에 대한 의사들의 신뢰도를 조사한 연구를 근거로 제시했다. 연구에서는 유전자 검사의 신뢰도에 대해 5점 척도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단일 유전자 검사를 통한 변이의 확인에 대해서는 4.78점의 신뢰도를 보였지만, 다중 유전자 검사패널을 통한 결과에 대해서는 2.85점로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슬로언-케터링기념암센터 Mark Robson 박사는 이 이유로 정보를 해석하는데 대한 정확한 모델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위장암이 없고 유방암이 있는 환자에서 유전자 변이가 나타났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답을 줄 수 있는 상담 모델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유전자 검사 결과가 제시하고 있는 정확한 위험도도 확정할 수 없다. 다중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환자 중 40%에서 하나 이상의 중요도를 알 수 없는 변이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해도가 낮은 영역'이라며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보의 분류도 아직 문제다.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환자별로 얻고 싶은 정보와 얻지 않아도 되는 정보를 자동적으로 분류하는 건 더 힘들어 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가 가지고 있는 혜택에 대해서는 분명히 했다. Robson 박사는 "가족성 갈색세포종과 부신경절종 환자에서는 생식계열에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있지만, 어떤 유전자에 대한 검사를 먼저 시행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중 유전자 검사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또 "기존의 시스템들이 유전자 별로 검사를 시행해야 하고, 결과분석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더 빠르고 저렴하게 환자들이 검사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중 유전자 검사를 통한 임상적 효용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등록사업 연구를 통한 장기간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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